정유라 악의 증언에 격노한 최순실 "딸과 인연 끊겠다"
정유라씨가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어머니 최순실씨에게 불리할 수 있는 증언을 하자 최씨가 매우 화낸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최씨 측 인사는 "최씨가 깜짝 놀란 정도가 아니라 기가 찬다고 한다. 최씨는 딸이 이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최씨는 "딸과 인연을 끊어버리겠다"며 "굳이 증언하겠다면 내가 먼저 하고 난 다음 나중에 하라고 했는데 말을 안 듣는다"며 격노했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이경재 변호사 역시 "최씨는 아연실색, 어안이 벙벙한 상태"라며 "무척 낙담한 상태"라고 전했다.
오태희 변호사는 "최씨가 변호인들에게 '딸에게 연락해서 정말 (나에게 불리한 증언을 계속하려는) 그런 생각을 가졌는지 의중을 물어봐 달라'고 했다"며 "변호인들이 그 아이의 변호를 그만둔다면, 딸이 국선 변호사를 써서라도 알아서 자기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최씨의 말을 전했다.
정씨는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삼성이 사준 말을 두고 어머니가 '네 것처럼 타면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최씨로부터 "삼성이 너만 지원해준다고 소문이 나면 시끄러워지니까 살시도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말을 듣고 삼성이 살시도를 사줬다는 사실을 알았다고도 털어놨다.
특히 아버지 정윤회씨 또한 딸에게 삼성 재판에는 증인으로 나가지 말라고 한 걸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유라씨는 아버지의 만류까지 뿌리치고 재판에 출석했다고 한다. 부모 모두 재판에 불리한 상황을 막기 위해 딸에게 나가지 말라고 했지만 정유라는 보란 듯이 재판에 출석해 두 사람 모두를 아연실색케 했다. 돈과 '법' 앞에서는 부모 형제도 없다는 듯 정유라는 대범하게 마이웨이를 걷고 있다.
정유라는 그렇다면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우선 최씨가 벌인 국정농단의 최대 수혜자라는 멍에에서 한발 비켜나 제 갈 길을 가겠다는 의사 표시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미 검찰에서 한 진술이 기록으로 남아 있는 터라 다른 선택지가 없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무엇보다 심리적으로 쇠약한 상태가 되어 더 이상 저항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부모들은 1년이라도 형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지만 자신으로서는 그냥 이런 복잡한 상황을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정씨가 이미 조사를 받으면서 어느 정도 무너졌기 때문에 조서 내용이 법정에 현출되는 상황에서 위증 처벌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내용을 부인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해석이다. 진술이 조서로 남겨져 있고, 향후 본인의 수사·재판도 예고된 상황에서 정씨 나름대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최씨 측 변호인들은 검찰의 회유·압박설을 주장하고 있다. 세 번째 구속영장 청구 등을 빌미로 검찰이 정씨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도록 압력을 넣은 것 아니냐는 얘기다. 또 신체·정신적으로 피폐한 상황에서 이뤄진 정씨 진술 내용은 오염됐다며 “향후 진정한 자유 진술로 검증돼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회유설을 일축했다.
온라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