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피해만 줬다” 23사단 일병 3장 분량 유서…북한 목선 내용 없어
북한 목선 입항 당시 해안 경계를 담당했던 육군 23사단 소속 A일병(21)이 한강에 투신해 숨진 가운데 A일병의 휴대전화에서 ‘유서’라는 제목의 메모가 발견됐다.
9일 경찰에 따르면 A일병은 전날 오후 8시58분쯤 서울 원효대교에서 한강으로 투신한 뒤 후송돼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A일병의 스마트폰 메모장에는 3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메모장에는 “부모를 떠나 군대 생활을 하는 데 적응하기 힘들다”며 “내가 이기적이고 나약했으며 게으르게 살았다. 남에게 피해만 줬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메모장에는 북한 목선 경계 실패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초소 경계 업무와 관련된 사항은 없었다”며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가혹 행위 등의 내용도 적혀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A일병은 지난달 15일 오전 북한 목선이 삼척항에 입항할 당시 오후 근무조에 편성되어 복무하다가 휴가 중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는 ‘A일병이 북한 목선 경계 실패와 관련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심리적인 압박을 받아 투신했다’는 내용이 떠돌았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합동 조사단이 초소현장을 확인했던 지난달 24일에 A일병은 휴가 중이었다”고 밝혔다. 또 당시 북한 목선이 오전에 입항했기 때문에 오후 근무였던 A일병은 경계 문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조사대상에서 배제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A일병은 북한 목선 상황과 직접 관련이 없고 조사대상도 아니었다”며 “북한 목선 사건과 관련해서는 병사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