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절반이 대졸 "지금 대졸은 옛날의 고졸"
대졸자 실업이 심각한 수준에 접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전체 실업자 수는 108만2천명으로, 이 중 대학 졸업장을 가진 사람은 50.5%에 달해 처음으로 대졸 이상 실업자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고 한다. 대졸 이상 고학력자가 이제 반을 넘어선 것이다. 이는 실업문제뿐 아니라 고학력층의 적체 현상으로 이어져 심각한 사회불안요소가 될 전망이다.
전체 실업자 중 대졸 이상 학력자가 절반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5일 인터넷 댓글 창에는 "대학 졸업장의 값어치가 땅에 떨어졌다"는 탄식이 잇따랐다.
네이버 사용자 pjw3***은 "노가다 판에도 대학먹물 튕긴 사람들있다..내 가치기준으론 학력버블보단 옛날 고졸자가 지금의 대졸자위치..예전처럼 대학나왔다고 폼좀잡으려면 명문대유학,석사,박사쯤나와야..지금 상황이 박사의 상당수가 비정규직이라고.."라는 댓글을 달았다. 학력 인플레이션이 심하다는 지적이다.
youj***은 "고등학교 졸업생의 80%이상이 대학을 가는 이상한 나라...각 군 소재지 마다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의 대학이 1개이상씩 있는 나라.....그런대학을 다니더라도 나라에서 등록금융자를 졸업할 때 까지 해주어서 대학교 문을 나서는 순간 전부 신용불량자로 바로 전락하는 나라. 똥 푸는 사람도,청소하는 사람도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도 다 필요한 것이 사회이거늘....전국민이 이재용이처럼 똑 같이 잘 살아야한다고 설치는 나라...."라는 글을 달기도 했다.
또다른 사용자 'wkfk****'는 "이제 국내 젊은층은 80%가 대학을 간다. 연립방정식을 몰라도 대학을 갈 수 있는 상황이다 보니 대졸의 프리미엄 자체가 없어졌다고 봐야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kits***'도 "다들 대학 다니는 세상이다 보니 이젠 대졸이 고학력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털 다음의 사용자 'kangsj2057'은 "우리는 대학 진학만을 목적으로 삼다 보니 부모는 노후자금을 탕진하고 학생은 학자금 빚에 시달린다. 하지만 고졸이면 뭘 해도 차별받아 실속이 없는 걸 알아도 대학을 간다"고 탄식했다.
'유유자적'은 "부실 대학에서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대학생을 양산한다. 다들 대졸자라고 사무직에만 몰리니 제조업은 구인난을 겪고 고급 일자리는 경쟁이 극심해지는 양극화가 일어난다"고 진단했다.
아이디 '이연'은 "대졸자가 힘든 일을 기피한다는 비판이 있는데, 한국은 근로 강도에 맞는 임금보상 체제가 부실하다. 육체 근로는 최저임금을 매기고 포괄임금제로 잔업·야근을 강요하는데 누가 흔쾌히 취업하겠느냐"고 지적했다.
대학이 너무 많아 고등교육 체제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많았다.
네이버 사용자인 'niml****'는 "제조업 강국이자 고부가가치 산업이 많은 독일은 대학 진학률이 한국보다 훨씬 낮다. 대다수가 고교 졸업해 기술을 배우는 독일처럼 우리도 교육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사용자인 'cws1****'는 "원서만 내면 들어갈 수 있는 부실 대학을 과감히 정리해 직업 훈련 시설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 네티즌인 '중용'도 "대학은 학문에 자질이 있는 사람만 들어가야 한다. 공부에 취미가 없는 이들이 아무 대학이나 입학해 학비만 낭비하다 졸업하면 취업을 못 하는 지금 현실은 정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withyou'도 "현재 우리는 70% 이상이 대학을 가지만 실제 공부나 연구가 적성에 맞는 사람은 전체의 20% 수준"이라며 "초중고 때부터 대학이 목표가 아니라 자기 적성에 맞는 취업 진로를 찾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졸자가 이렇게 넘치는데도 정작 맞선업체 등에서는 '고졸'이라면 아예 접수조차 해주지 않는 곳이 아직도 많다고 한다. 한 유명한 인터넷방송 BJ도 연봉이 수억원에 달하지만 고졸이라는 이유로 맞선업체 가입 자체를 거절당했다는 뉴스도 최근 나온 바 있다. 졸업장보다 사람의 가치로 평가받는 사회는 언제쯤 올까.
온라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