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충제에 이어 사람구충제까지 항암효과 논란 “장기 복용하면 부작용”

2020-01-08     노현우 기자

 

 

개 구충제에 이어 사람 구충제에도 항암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온라인과 SNS 등을 통해 퍼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 복용 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정해진 용법·용량대로 복용할 것을 권고했다.

대한약사회는 8일 “최근 온라인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효과를 기대하고 구충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다량판매가 이뤄지지 않도록 해줄 것을 일선 약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구충제 항암효과 열풍은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에서 시작했다. 펜벤다졸을 먹고 암이 완치됐다는 미국인 암 환자 존 디펜스의 주장이 말기 암 환자들 사이에서 각광받으면서 펜벤다졸 품귀현상까지 일었다. 국내에서도 폐암 말기 선고를 받은 개그맨 김철민이 펜벤다졸 복용 후 몸 상태가 좋아졌다는 후기를 전해 화제를 모았다.

펜벤다졸은 암세포 골격을 만드는 세포내 기관을 억제하는 식으로 항암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연구결과는 사람이 아닌 세포와 동물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펜벤다졸을 고용량, 장기간 투여하면 혈액, 신경, 간 등에 심각한 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항암제와 구충제를 함께 복용하면 오히려 약물상호작용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구충제 열풍은 멈추지 않고 최근에는 인체용 구충제 ‘알벤다졸’로까지 번졌다. 유튜브 등에선 알벤다졸 복용 후기와 복용법 등이 공유되고 있다. 심지어 항암효과뿐 아니라 비염이나 당뇨, 대장 질환 등에 치료효과가 있다는 주장까지 이어진다.

약사회는 “구충제를 용법, 용량대로 복용하면 부작용이 적지만 장기간 복용 시 두통이나 간 기능 장애, 혈액 이상 등이 보고되고 있다”며 “의약품 허가사항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개 구충제와 마찬가지로 사람 구충제도 허가 받은 사항대로 복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