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택근·임재범·손지창… 재조명 된 ‘세 부자’ 가족사

1950~60년대 ‘1세대 아나운서’로 활동했던 임택근씨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두 아들인 가수 임재범과 배우 손지창의 이름이 실시간검색어에 오르내리는 등 이들의 가족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임씨는 11일 오후 8시쯤 향년 89세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10월 심장질환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뇌경색과 폐렴 등을 앓다가 눈을 감았다.

고인은 1951년 중앙방송국(KBS 한국방송공사의 전신) 아나운서로 활동을 시작했다. 당대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유명세를 탄 임씨는 올림픽 중계방송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1969년에는 아침 프로그램인 ‘임택근 모닝쇼’를 진행했는데, 국내에서 TV 프로그램 명칭에 MC 이름이 들어간 첫 사례였다.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1971년에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후 MBC로 복귀해 사장 직무대행까지 지냈다.

당시 거의 유일한 아나운서로 방송계 큰 인물로 유명했던 임씨는 다소 복잡한 가족사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둘째 부인과 셋째 부인 사이에서 각각 얻은 혼외 아들 임재범과 손지창이 유명 연예인이 되면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임씨와 두 아들 사이는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재범은 2011년 KBS 예능프로그램 ‘승승장구’에 출연해 아버지 임씨와 이복동생 손지창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아버지와 왕래를 하지 않지만 이제는 찾아뵐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또 손지창과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혈육의 피가 무서운 게 손지창을 보고 바로 느낌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 대면을 했는데 마음의 한이 깊어서 나까지 미워하는 것 같았다”며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손지창의 설움을 몰랐다”고 털어놨다.

임씨에게 전하는 영상편지에서도 “손지창에게 눈물로라도 사과하라”며 “그게 안 된다면 손자들에게라도 하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손지창 역시 2012년 tvN 토크쇼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 출연해 아버지 없이 자란 어린 시절을 고백했다. 그는 “나한테 아버지는 이모부다. 그분이 아니다”라며 “학교에서 가정환경조사서를 쓸 때가 제일 싫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생아는 입대하지 못한다는 당시 법에 따라 군대에도 갈 수 없었다”며 “정신이상으로 군대에 가지 않았다는 허위사실이 나돌 때 괴로움과 분노를 느꼈다”고 털어놨다. 손지창은 어머니의 선택으로 이모부의 성을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세 부자는 당시까지 연이 끊어진 채 살다가, 가족사가 대중에 공개된 후 조금씩 교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