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다리 없는 개 마릴린, 손님들을 많이 모으는 이유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 모지코역에서 가까운 사카에 마치 거리에 있는 '호리에 과일 가게'에는 특별한 동물이이웃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지역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작은 강아지다. 미니어처 닥스 훈트의 마릴린이다. 암컷이고 5살이다. 마릴린은 태어났을 때부터 양쪽 다리가 없었지만 주인 호리에 아키히로 씨(67)와 함께 점포에서 매일 건강하게 손님을 맞이 가게의 '간판'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마릴린은 손님이 오는 경우 두 뒷다리를 바닥으로 걷어차면서 뛰어와 손님 발밑으로 다가온다. 주인 호리에씨는 "이 아이는요, 태어났을 때 두 앞 다리를 어딘가에 잃어 버렸어요. 하지만 마음에 날개가 나있어요" 라며 활짝 웃는다.
호리에 씨가 마릴린을 가지게 된 계기는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전거로 배달을 가다가 근처 식당 앞에서 갓 태어난 미니어처 닥스 훈트 아기가 5마리가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호리에씨는 개주인에게 부탁해 수컷 1마리를 입양받았다. 그렇게 키우다 암컷 한 마리를 더 데려온 뒤 그 두 마리 사이에서 태어난 것이 마릴린이다.
그런데 새끼가 3마리 태어났는데 그 중에 한 마리는 양쪽 다리가 없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호리에씨는 "오히려 매력적인 이름을 붙여서 그 핸디캡을 커버해주고 싶었어요"라고 한다. 그래서 미국 여배우 마릴린 먼로의 이름을 따서 '마릴린'라고 명명했다.
나머지 두 마리는 호리에 씨의 자녀가 인수하고 지금은 마릴린 호리에 씨 곁에 남아있다. 몇 년 전부터 가게에 마릴린을 데리고 다녔는데 점차 상가를 지나가는 손님들이나 상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강아지가 있는 청과 가게"라는 특별한 '브랜드'로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남편을 일찍 사별한 70대 중반의 한 할머니는 원래 동물을 좋아하는데 마릴린을 우연히 알고 버스 정기권을 구입해 매일 만나러온다고 한다. 그리고 주인 호리에 씨는 이른 아침부터 심야까지 혼자서 가게를 꾸리고 있기 때문에 좀처럼 마릴린을 산책에 데려 갈 수 없지만, 바로 이 할머니가 거의 매일 가게에 와서 산책도 데리고 다니고, 배설물도 챙기고 목욕도 시켜준다고 한다.
"여러 사람들이 마릴린을 보살펴주기 때문에 미안한 느낌도 들지만, 바쁜 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랑 받고 있다니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호리에 씨. 그리고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불쌍하게 생각하는 것은 여러 번 있었지만, 이 아이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고 나도 더 열심히 일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건강하고 장수해 주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두 다리가 없어도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며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마릴린과 자식처럼 개를 아끼는 주인 호리에씨가 오래도록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한다.
온라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