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까닭은?
나이 40을 넘기면서부터 유독 드는 생각 가운데 하나가 "왜 어릴 땐 시간이 천천히 갔는데 나이가 들수록 빨리 갈까"라는 '느낌'이다. 누구나 한 번쯤 궁금해할 법도 한 이 질문에 대한 설득력 있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 사전'(이하 알쓸신잡)에는 이 같은 내용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그려졌다.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는 이날 방송에서 "인간은 호기심이 가득 차야 시간도 더디게 간다"며 나이가 들면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호기심 유무를 지목했다. 그는 "나이가 들면 호기심이 확 떨어져 있는 상태"라며 "익숙한 상황에서는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이가 들면) 시간이 후딱 가버리고 하루하루가 다 똑같다. 나이 든 분들은 시간이 후딱 간다고 이야기한다"며 "아이 때의 시간을 생각해보면 시간이 굉장히 더디게 갔다. 온갖 것이 새롭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들여다보니 시간이 길게 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황교익은 "그런 점에서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우리보다 상당히 긴 시간을 살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고, 이에 제작진이 "시간이 어떻게 가냐"고 묻자 정 교수는 "눼~맞아~요우~"라고 느리게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재승 교수도 다른 자리에서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사건의 축적으로 인식한다"며 "새로운 사건이 많으면 같은 시간도 길게 느끼는데, 새로운 사건이 없으면 시간도 아주 짧게 느낀다"고 덧붙이면서 황교익 칼럼니스트의 의견에 동조했다.
누구나 한번쯤 느꼈던 생각이나 의문에 대해 알쓸신잡팀이 매끈하게 그 해답을 해결한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호기심이 없어진다는 것, 참 슬픈 일인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새로운 호기심을 억지로라도 찾아내보자. 그러면 시간도 천천히 갈 것이고, 그러면 더 많은 시간을 덤으로 얻은 것 같은 기분도 들 것이다.
온라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