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싱샵 여주인 살인사건'에 연루된 BJ남순과 여혐살인 논란은 왜?

2017-08-01     임석우




왁싱샵 살인사건의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아프리카TV 인기BJ 남순은 그간의 사정을 소상히밝히는 방송을 했다. 또한 온라인에서는 '왁싱샵여혐살인사건'이라는 해시태그가 붙으며 이번 사건이 여성혐오 살인사건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먼저 사건의 발단을 보자. BJ남순의 방송을 봤다고 주장하는 배모씨(30)는 방송을 통해 여성 혼자 영업한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가 강간을 시도하고 살해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김후균 부장검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및 강도 살인 혐의로 배모씨(30)를 구속기소했다고 7월 31일 밝혔다.


배씨(30살)는 유튜브에 올라온 남순의 영상을 보고 인적이 드문 주택가에서 혼자 영업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왁싱샵 주소를 알아내어 카카오톡으로 예약을 하고 손님으로 가장한 배모씨(30)는 40분간 왁싱 시술을 받고 들고 간 흉기로 찌른 뒤 강간을 시도하려 하다 미수로 끝났다. 


이후 왁싱샵 사장의 카드를 들고 달아나려다 살아있는 것을 목격하고 재차 흉기를 휘둘러 끔찍하게 살해했다. 배씨는 2년간 직업 없이 생활하면서 600만원의 카드 빛을 진 상태였다.  


배모씨(30)는 5월에 유튜브 영상을 보고 범행을 계획했다고 주장했고 7월 초에 범행을 저질렀다. 해당 사건에 대해 BJ남순은 방송을 통해, 미리 전해 들어 알았지만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이라 판단되고 고인의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까 우려돼 말을 삼가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BJ남순은 당시 홍보하는 조건으로 서울 강남구의 한 왁싱샵 촬영을 허락 받았고 유튜브에 영상은 3월 11일에 올렸지만 14일에 모자이크 처리를 했고 4월 13일에 영상 게재를 중지했다고 말했다.


의도치 않게 자신의 영상을 봤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심적으로 매우 안타깝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하며 기사에는 범인이 5월에 유튜브 영상을 봤다고 적혀 있는데 남순은 4월에 영상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BJ남순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어 당사자도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본인의 방송에 나온 여성이 살인범의 타깃이 되었기 때문이다. 남순으로선 선의로 그 샵을 광고해주기 위해 소개한 것뿐인데 살인사건까지 일어났으니, 본인으로서도 상당히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현재 남순은 "너무 심한 허위사실 유포글만 선별해서 법적 절차를 밟겠다. 고인이 명복을 빌어주고 다시는 이런 언급을 자제하는 것이 도리이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왁싱샵여혐살인사건 해시태그 등장 


한편 최근 온라인상에는 지난 31일 왁싱(제모)샵 여주인을 살해한 3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왁싱샵여혐살인사건’이라는 해시태그가 트위터에 등장했다.


많은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 사건을 ‘여성혐오 살인’이라고 보는 것 같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 일은 정말로 나의 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저 운이 좋기를 바라며 미리 유서라도 써둬야하나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 밖에는 내가 뭘 더 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혼자 사는 여성이 왜 혼자가 아닌척, 남자가 있는척 하는 노하우를 공유하는지, 그 공포가 얼마나 절박한 것인지 또 확인하게 된다” “우연히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는 걸 이제 그만 확인하고 싶다”는 트윗도 올라왔다. 또다른 이용자는 “페북 모 페이지에 누군가 “이게 왜 여혐이야. 그냥 여성이 물리적으로 약자라서 당한 건 맞는데 혐오라서는 아닌듯. 논점 흐리기는”이라고 올렸다. “야한 옷 입어서 피해자 된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을 선정적으로 소비하는 언론과 일부 누리꾼들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한 언론사는 지난 31일 SNS 계정에 해당 사건 기사를 올리면서 ‘#강간을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쳤다’는 해시태그를 붙였다. ‘포르노적이고 피의자 중심적 사고’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해당 언론사는 해시태그를 지웠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 사건 관련 글을 올리면서 피해자를 ‘왁싱녀’라고 표현했다. 가해자보다는 피해자를 부각하며 ‘OO녀’라는 ‘이름 붙이기’를 했다. 이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확대 재생산하는 결과를 낳는다.


피의자가 처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보도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언론은 배씨가 2년 간 직업 없이 생활하면서 약 600만원의 카드빚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세상 살인범 다 조사해 봐라 600만원 빚 정도 사정 없는 이가 있는지. 생면부지 여자를 집요하게 찾아가 왁싱까지 받고 나서 살해했는데 그 정도 생활고가 동기의 10%라도 된다는 말인가. 체크카드 한 장 훔치는 순간의 자기연민이 통한다는 것이 구역질”이라고 했다. 왁싱샵 여주인 살인사건의 후폭풍은 연루된 BJ남순과 여혐살인까지 다양한 형태로 논란이 되고 있다. 


온라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