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86층짜리 '토치 타워' 대형 화재…"사이렌 별로 안들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86층짜리 건물 '토치 타워'(Torch Tower)에서 4일(현지시간) 새벽 대형 화재가 발생해 인명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BBC방송 등은 토치 타워에서 발생한 화재가 건물 외벽을 타고 점차 번지고 있으며 파편들이 떨어져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화재는 토치 타워 한 측면의 하단에서부터 꼭대기까지 모두 번진 상태로 불길이 옆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현지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화재 영상을 본 네티즌은 “사이렌 소리가 별로 들리지 않는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한 화재 때문에 건물 외장재 등이 불꽃과 함께 거리로 떨어지고 있다는 목격담도 알려졌다. 화재는 이날 오후 11시쯤 첫 화재 보도된 이후부터 4일 새벽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UAE 소방당국은 주민들을 대피 시키고 있으며 화재 진압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바이 당국은 트위터를 통해 "주민들을 모두 성공적으로 대피시켰다"며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벽 시간대 발생한 화재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이 있을 가능성도 커 사상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화재 원인과 시간, 발화 지점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불이 빠르게 번지는 모습과 대형 화재에 놀란 주민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번 화재는 지난 6월 발생했던 영국 런던의 그렌펠타워 참사를 연상케 하고 있다.
2011년 완공된 86층짜리 토치 타워에는 총 676가구가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 마리나 요트 선착장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2015년 2월에도 대형 화재가 났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완공 당시 주거용 건물 중 세계 최고층 기록을 세우기도 했던 토치 타워는 현재 세계에서 32번째로 높은 빌딩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도 고층건물 대형화재의 예외가 아니다. 지난 2010년 10월 발생한 부산 해운대 ‘우신골든스위트’ 화재 사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4층 미화원 탈의실에서 발생한 화재는 발생한 지 30여분 만에 건물 38층까지 번졌다. 불길이 완전히 잡히는 데 7시간 가량이 걸렸다.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초고층 건물에서의 화재가 대형 인명·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초고층 건물의 경우 화재에 취약한 요소가 한둘이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화재발생시 소방인력의 신속한 접근이 어렵다는 점. 현재 국내 일반 소방차에 탑재된 고가사다리는 최대 높이가 46m로 이는 일반 아파트 18층까지 전개할 수 있는 길이다. 부산소방본부가 보유한 국내 최고 높이(72m) 사다리차도 24층 높이가 한계다.
구조헬기도 접근이 쉽지 않다. 초고층 건물 주변에는 불규칙한 바람인 와류가 발생하고 안개·구름 등이 일반 건물보다 짙게 끼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꼭대기 층을 전망대나 첨탑으로 만들어 헬기착륙장이 아예 없는 곳도 있다.
여기에 초고층 건물은 대체로 도심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아 주변 교통이 혼잡하고 소방차 진입로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 역시 화재 진압의 걸림돌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초고층 건물 화재에는 무엇보다 예방과 대비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지난해 5월 진행된 서울 여의도 63빌딩 대피훈련과 같이 실제 상황을 가정한 대대적인 체험식 훈련이 확대 실시돼야 한다는 것.
또 미국의 EAP(Emergency Action Plan·비상대처계획) 담당자처럼 초고층 건물에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재난관리자를 층별로 배치하는 방안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온라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