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400억 번 '한국판 워런 버핏' 박철상씨, 거짓 행각 논란

2017-08-08     성기노




‘한국의 워런 버핏’, ‘청년 기부왕’ 등으로 불리던 박철상(33·경북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씨의 미담이 왜곡되거나 거짓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언론·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자신을 설명해온 상당 부분이 거짓이거나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네이버 주식투자 카페 ‘가치투자연구소’를 운영 중인 김태석 대표는 8일 새벽 “박철상이라는 젊은 친구의 아름다운 기부 이야기와 철학에 큰 감명을 받았던 사람으로서 충격이 너무 크다”며 “지금까지 알려진 기사 내용과 말과 행동의 상당 부분이 거짓임을 조금 전 박씨에게 직접 확인했다”는 글을 올렸다.


노틸러스효성 영업사원 출신인 김 대표는 주식 투자로 200억원대 자산가가 된 인물이다. 인터넷상에서는 ‘남산주성’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한다.


김 대표에 따르면 박씨가 주식으로 번 돈은 수백억원이 아니고, 수억원에 불과하다. 박씨는 2005년 과외 아르바이트로 모은 1500만원을 들고 주식 투자에 뛰어들어 불과 10년 만에 400억원대 자산가가 된 걸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박씨는 지난 2015년 주식 투자 활동을 접고 현재는 기부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장학 기금 10개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2일에는 모교인 경북대에 5년간 총 13억500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박씨가 총 24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중 10억원은 자신의 기부 철학에 동참한 몇몇 사람이 보내준 돈을 본인 이름으로 기부한 것”이라며 “이 외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주고 받았지만 다 올릴 순 없고, 논란의 핵심만 전한다”고 적었다.


사실 주식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박씨에 대한 논란은 지난 수년간 지속돼 왔다. 박씨는 그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해외 투자는 하지 않았고, 한국 증시의 우량주와 중소형주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돈을 굴렸다.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등의 시기에 큰 돈을 벌었다”고 설명해왔다.


또 박씨는 자신의 투자 실력을 키워준 일등 공신으로 방대한 독서량을 꼽기도 했다. 그러나 주식투자 업계 종사자들은 “테마주·급등주에는 손도 대지 않으면서 10년 만에 1500만원을 400억원으로 만드는 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박씨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된 건 또 다른 유명 주식 투자가인 신준경(44)씨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씨의 400억원 재산에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신씨는 지난해 '청담동 주식 부자'로 유명세를 탔다가 사기행각이 밝혀지면서 구속됐던 이희진씨의 재산 형성 과정에 의심을 품고 인증을 요구했던 인물이다. 그는 "박씨의 말이 맞는다면 박씨가 원하는 단체에 현금 1억원을 약정 없이 일시금으로 기부하겠다"고 제안했다.


박씨는 신씨의 제안에 대해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를 아무리 물어뜯고 난도질을 하더라도 그저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길 여유가 제겐 있다"며 "4년 전 처음 언론에 노출된 후, 그런 일들이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고 일상처럼 있어 왔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상에서 이같은 공방이 오간 뒤로 신씨는 지난 7일 박씨와 만나 사실관계를 직접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국 본인이 다른 사람에게 고백을 하고 그분(김태석 대표)이 글을 써버렸다"면서 "암튼 400억이 아니라 몇억 정도 벌었고 기부는 약정에 다른사람들의 도움으로 자기 이름으로 기부했고 홍콩이니 뭐니는 인턴생활을 했었지만 지금은 하지 않는다가 결론"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박씨는 페이스북에 "신준경씨와 만난 내용은 8일 오전 10시에 남기겠다"고 글을 올렸으며 그전에 신씨에게 대응했던 페이스북 글은 지운 상태다. 신씨도 그동안 박씨를 비판했던 페이스북 글을 다 지웠다.





다음은 페이스북의 한 이용자가 "박철상 주식 400억 벌었다 99.99% 개뻥이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이다. 신준경씨가 '공식적인 인증'을 요구하는 글을 올리면서 페이스북 유저들도 '절대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는 부정적 댓글들이 많았다. 피처링은 그 가운데 한 사람의 글을 소개해 올린다. '간단한 수학'을 대입해 박철상씨의 400억 수익설이 얼마나 허구인지 나타낸 글이다. 다음은 글의 전문이다.


이분 대충 찾아보면 군대 2년에 연복리 265%(1,500만원에서 2억), 10년간 연복리 120% (1,500만원에서 400억)의 수익을 냈다고 주장하시는데... 그것도 가치투자로...


일단 내가 아는 퀀트투자 밸류 또는 밸류+퀄리티 투자 중 가장 수익이 좋았던 전략들이 복리 40% 언저리다(물론 과거 백테스트 시 그런 뛰어난 수익을 보인 전략이 있다는 것이지 지금 그 전략을 써서 복리 40% 벌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슈퍼스타 투자가들 수익률을 보면(초과수익 바이블 참조, 트레이더는 제외, 가치투자와 매크로류 투자가 포함) - 워렌 버핏 40%(50-60년대 자금 적을 때), 그린블라트 45%, 로저스 38%, 게린 33%, 린치 29%, 츠바이크 25%, 로버트슨 25%, 멍거 24%... 정도 나온다. 그리고 워렌 버핏은 2004년 언저리에 한국 저 PER, PBR 주식에 약 1억 불 투자해서 3년 내외에 5배 이상 번 것으로 추정된다.


즉 역사상(!) 가장 뛰어난 투자가들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나지 않으면 저정도 수익률이 나올 수가 없다. 복리 40%와 복리 120%의 차이는... 바둑으로 보면 한 6점? 축구로 보면 레알 마드리드와 유럽 5부리그 팀 정도의 차이가 아닐까? 그런데 세계 최고수들에게 6점을 접어줄 수 있는 초초초고수가 존재할까?(알파고도 세계 바둑 최고수들에게 2점 접어줄까 말까 한다)


즉 저양반이 400억을 벌었다는 것은 99.99%의 확률로 뻥이다. 그래서 계좌만 보여주면 3억(신준경씨는 1억이라고 함)을 기부한다는 이웃(?) 이 나타났는데도 계좌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근데 400억을 벌었다고 뻥을 치고 투자가들을 모으거나 책을 팔거나 강의를 하거나 이상한 주식종목서비스 만들어서 개미들 등쳐먹으면 이해가 되는데, 왜 400억을 벌었다고 뻥을 치고 기부를 한다고 할까? 그게 이해가 잘 안된다. 하긴 이 세상에는 내가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참 많지.


온라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