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전역 공관병의 아름다운 회상 '똥별만 있는 게 아니에요'

2017-08-08     임석우


▲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대장) 부부의 ‘공관병 갑질’에 대한 추가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80도 다른 장군 당번병의 고백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당번병의 훈훈한 고백은 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군시절 장군 당번병이었습니다. 고백할 게 있네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왔다. 글쓴이는 투스타의 당번병으로 복무하며 겪은 훈훈한 에피소드를 하나 둘 공개했다.


그는 “추석 때 휴가를 가지 못하자 (장군이) 저를 공관으로 부르더군요. 장군 사모님이 직접 만든 맛있는 저녁을 장군의 자녀 포함 가족들과 함께 맛있게 먹었습니다. 내무반 가서 먹으라고 과자와 과일까지 싸 주시더군요."라고 일화를 밝혔다. 


이어 자신의 생일날 간부식당에서 곱창전골을 먹은 사연을 설명했다. 그는 "당시 장군이 사병을 데리고 식당에 들어가자 간부들이 일어서 인사를 건넸는데, 장군은 ‘어, 아니야 앉아 밥먹어. 우리 단도 일병 생일이어서 말이야’라고 말해 감동받았다“고 전했다. 


또 옆 테이블 간부가 식당 사병에게 반말로 주문하는 걸 보고 그 자리에서 불러세워 ‘지휘권 외의 병사에게 반말 하지 마라’라고 주의를 줬다며 그 모습이 훌륭해 보였다고 적었다. 


글쓴이는 “장군이 배속 받아 오실 때 공관 청소를 못해 놨다”면서 크게 혼낼 수도 있는 사안인데 대범하게 넘어가는 모습을 보고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장군은 한참 후에 일병에게 “그때 말이야. 나 혼자 청소하느라 죽는 줄 알았잖아”라는 말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고 한다. 


글쓴이는 끝으로 “전역하기 전에 다른 부대로 가셨지만 참 고마운 분이셨네요. 인격자가 권력을 가지면 이렇구나 싶더군요"라며 감사를 전했다. 


박찬주 대장 부부의 갑질 논란이 장군 전체의 '정풍'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참된 장성들도 많다. 인격으로 부하들을 대하고 감싸는 장성도 많다. 그들이 '갑질 지휘관'보다 훨씬 더 많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 군대가 발전하며 존재하는 것이다. 




온라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