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7억짜리 소방 헬기가 한 번도 산불 진화 못간 사연
중앙119구조본부가 447억원을 주고 산 소방헬기가 산불을 끄는 데 한 번도 출동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헬기(EC-225)는 에어버스에서 만든 다목적 헬기로 소방청 산하 중앙119구조본부에 지난 2009년 5월에 2대가 배치됐다. 이 헬기는 물 4000ℓ를 실을 수 있는데 이는 가장 많은 물을 나르는 산림청 주력 헬기보다 더 많은 양이다.
이 헬기는 최대 시속 250㎞로 5시간까지 비행이 가능하고 또 28인승 쌍발헬기여서 구조대원을 신속히 현장에 투입할 수 있고 각종 응급의료장비까지 갖춰 다수의 환자를 이송하면서 응급처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 5월 강원도 강릉·삼척서 있었던 대형 산불에는 출동하지 않았다고 MBN이 지난 9일 보도했다.
이에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 진화가 가능한 헬기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거고, 확인한 거에 그 헬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헬기 2대는 수도권·영남 특수구조대에 각각 1대씩 배치된 상태였다.
또 산불이 일어날 당시 해당 헬기는 진화에 필요한 물탱크·물대포도 설치되지 않았고, 2대 모두 화재 진압에 한 번도 출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국민안전처서 근무했던 관계자는 MBN과의 인터뷰서 "(중앙119구조본부 측이) 진화장비가 있지만, 설치에는 사흘이 걸린다"면서 헬기를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중앙119구조본부는 "대형헬기의 주목적은 인명구조라서 화재에 투입하지 않았다"며 "현재 없는 진화 장비는 구매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중앙119구조본부는 물을 가장 많이 실을 수 있는 산림청 주력 헬기보다도 더 큰 물탱크를 가진 헬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산불을 진화하는 데 한번도 투입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세금 낭비다. 있는 장비라도 최대한 이용하는 게 효율적인 모습이 아닐까.
온라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