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신종 '퇴근알바' "같은 방향 대리운전 모십니다"

2017-08-10     최수정


▲ 지난 2016년 5월 론칭한 카카오 대리운전 광고 모습. 모델은 가수 이적이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 퇴근길 대리운전 알바가 유행이라고 한다. 일찍 끝나는 경우보다 늦게까지 야근을 할 경우 대리운전 콜이 많기 때문에 퇴근길에 '동행친구'삼아 대리운전 알바를 한다는 것이다. 콜을 따기는 좀 어렵지만 되기만 하면 택시비도 아끼고 점심값도 벌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알바는 간편한 스마트폰 앱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직업으로 대리운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야근 후 집 방향이 같은 콜을 받아 대신 운전해 주는 것이다. 돈도 벌고 집까지 가는 택시비도 아끼는 '꿩 먹고 알 먹고' 식 아르바이트인 셈이다.


이는 지난해 5월 카카오가 스마트폰 앱으로 대리운전 기사를 호출하는 '카카오 드라이버'를 출시한 것이 계기가 됐다. 대리업체를 통해 일하려면 여러 가지 서류를 팩스로 보내고 매달 앱 사용비, 보험료, 수수료 등 각종 비용을 업체에 보내야 한다. 기사 부담 비용은 업체마다 천차만별이다. 또 하루 최소 할당량을 채워야만 대리기사 자격이 유지된다. 카카오 드라이버는 기사 전용 앱을 무료로 설치한 뒤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입력, 보험료 납부 동의, 운전면허증 사진 등록 후 인증 절차를 거치면 된다. 수수료 20% 외 비용은 발생하지 않고 할당량이 없다. 카카오 측은 "대리운전 기사 등록이 간편하고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원할 때 대리운전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대리운전 알바족'은 낮에 다른 일을 하고 밤새 대리운전을 했던 이전의 '투잡족'과는 차이가 있다. 행선지가 같거나 자신이 필요할 때만 용돈 벌이 삼아 한다. 지난 5월 기준 카카오의 대리운전 기사 전용 앱 가입자는 총 19만명. 카카오 측은 "일주일에 서너 번씩 아르바이트 삼아 대리운전을 하는 사람이 전체 가입자의 절반 정도"라며 "이 비중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리운전 기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대리운전 건수는 늘지 않는데 기사가 많아져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것이다. 말쑥하게 차려입은 '대리운전 알바'족을 보면 부아가 치민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최근 직장인들의 재테크 관념이 이전과는 많이 바뀌고 경기도 장기침체 국면이 되면서 한 푼이라도 더 벌자는 심리 때문에 신종 대리운전 알바도 더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 


온라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