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하게 변한 호남 민심...안철수 광주서 '찬밥' 신세?

2017-08-11     성기노


▲ 8·27 국민의당 대표 선거에 나선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10일 오후 국민의당 광주시당사에서 핵심당직자 간담회를 갖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호남 민심이 싸늘하게 변했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최근 광주를 방문했는데,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아 격세지감을 느꼈다고 한다.


안 전 대표는 출마 반대 여론에도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강행하면서 논란을 빚은 가운데 광주에서 지방의원과 당직자 등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안 전 대표는 10일 광주를 찾아 광주시의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당원 간담회와 광주지역 시·구의원들 간담회를 열고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당원 간담회에는 10여명의 당원만 참석해 썰렁했고, 시·구의원 간담회는 33명의 의원 중 절반에 못 미치는 15명이 참석해 싸늘한 민심을 반영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안 전 대표가 광주를 한 번 방문할 때면 지지자와 당직자, 지방의원 등이 대거 동행한 것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찬밥 신세' 수준이다.


광주와 전남지역에서는 안 전 대표가 8·27 전당대회 출마에 반대하는 여론이 많았다.


특히 지난 3일 안 전 대표가 공식 선언하자 광주와 전남지역 국회의원과 시·구의원 등은 출마에 강하게 반발했었다.


또 광주지역 시민단체는 "안 전 대표가 당 대표 출마 선언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대선 기간 내내 호남 민심과 다른 행보를 보인 점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면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취소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천정배 전 대표도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 "당원들은 우리 국민의당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안 전 후보에게 더 많은 자숙과 성찰을 요구하고 있지만 안 전 후보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며 "민심을 거스르는 정치인에게 미래가 없다는 교훈을 똑똑히 새겨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참석하지 않은 분위기에도 안 전 대표가 출마를 강행하면서 당원들은 물론 지역 의원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반대 의견을 표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참석자들도 안 전 대표가 참석하기 전 "생각보다 많이 안왔다" 등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또 시·구의원 간담회에 참석한 지역의원들은 "지지율 상승을 위한 정책이 있느냐", "대선 패배 후 당 지지율 하락의 근본 원이니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등의 날선 질문을 던졌다.


안 전 대표는 "당이 일사불란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첫째로는 리더십 허약할 때, 두번째로는 전략담당 부서가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라며 "전략 담당을 제대로 셋업하고 고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 네티즌은 안 전 대표의 이런 행보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정치감각이 없다. 정치는 생물이라 어제 지지하던 자들이 오늘 돌 던진다. 화난 전교 1등은 뚜벅이 투어 때 환호해주던 시민들 지지가 아직도 뇌에 박혀 떠나질 못한 듯해서 안타깝다"는 말을 던졌다.

한편 최근 국민의당 안팎에선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 당 의원들이나 유력 주자들이 드러내놓고 출마 자체를 막는 것은 '민주주의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비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안 전 대표가 대선 패배와 제보 조작 등에 대해 도의적이고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최소한위 행위를 보여야 하는데 그런 과정없이 바로 당 대표에 출마하는 것은 명백하게 비판받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도전을 물리적으로 막으려고 하는 것은 당의 민주적인 절차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의 일방주의적 행태도 전당대회에서 당원의 심판을 받게 해주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따라야 하는 것이지, 그런 과정 자체도 없애려고 하는 것은 당의 민주적인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