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살충제 계란 파문 확산...편의점들 벨기에산 와플 판매 중단

2017-08-13     임석우




유럽의 ‘살충제 달걀’ 파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룩셈부르크 정부가 10일(현지시간)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 오염 계란이 유통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유럽 국가 중에선 처음으로 루마니아 보건 당국이 한 창고에서 1t가량의 피프로닐 오염 계란이 적발됐다고 발표했고, 북유럽인 덴마크에서도 유통된 것이 파악됐다. 지금까지 피프로닐 오염 계란이 유통된 국가는 네덜란드·벨기에·독일에 이어 스위스·스웨덴·영국·프랑스·룩셈부르크·루마니아·덴마크 등 10여 개국이다.

 

피프로닐은 벼룩이나 진드기 등을 없애기 위해 사용하는 살충제 성분으로, 한국에선 일부 바퀴벌레 살충제 제품에 포함돼 있다. 많은 양을 사람이 흡수하면 신장이나 간, 갑상선 등에 해를 끼치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식용 가축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경찰은 공동 수사에 착수해 피프로닐 오염 계란과 관련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곳들을 긴급 압수수색했다. 네덜란드 경찰은 피프로닐 성분이 들어간 살충제를 농장 방역에 사용하도록 제공한 방역업체 간부 2명을 긴급 체포했다. 네덜란드 정부가 지난해 11월 피프로닐 오염 계란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벨기에 정부 관계자들이 그 같은 내용이 담긴 네덜란드 측 보고서를 입수했다며 폭로한 것이다. 네덜란드 당국은 “지난해 11월 보고서는 닭 농장 방역에 피프로닐이 사용됐다는 것이지 오염 계란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영국은 당초 식품기준청이 “오염 계란이 2만1000개가량만 유통돼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가 이후 “오염 가능성이 있는 달걀 70만 개가량이 네덜란드 농장들로부터 유입됐다”고 밝히면서 비상이 걸렸다. 해당 달걀이 사용된 샌드위치나 샐러드 등 11개 종의 제품이 수퍼마켓에서 수거되고 있다.

 

유럽의 살충제 달걀 파문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문제가 된 나라에서 들여온 알 가공품에 대해 유통과 판매를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수입된 유럽산 달걀은 스페인산뿐인데 알 가공품은 네덜란드·독일 등 유럽 9개국에서 수입됐다. 알 가공품은 과자나 빵류에 쓰이는 계란 가루를 말한다. 유통기한이 남아 있는 알 가공품의 유통이 금지되고 3개월간 정밀 검사가 실시된다. 네덜란드·벨기에산 달걀이 들어간 과자나 빵류에 대한 위해평가 결과, 설령 유해성분이 포함됐다고 하더라도 인체에는 무해한 수준으로 확인됐다고 식약처는 밝혔다. 


한편 국내 5대 편의점들은 벨기에산 와플의 판매와 신규 발주를 중단했다. 9일 CU를 시작으로 GS25, 이마트24 등 여러 편의점 업체에서 '로투스'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신규 발주도 중단하기로 했다. 또 대형마트 3사 중 유일하게 '로투스 와플'을 판매 중인 홈플러스도 10일부터 판매를 중지했다. 와플은 계란을 주재료로 쓴다.



▲ 8월 9일 벨기에 우팔리즈의 한 양계장에서 달걀이 폐기되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 유럽 10여 개 국가에서 살충제 성분에 오염된 달걀이 유통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출처: 중앙일보] ‘살충제 달걀’ 생산국가 공품 한국에도 들어왔다


 

온라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