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육군 제 1훈련소의 생생한 모습 온라인서 화제

2017-08-21     최수정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1950년 대구 제 1훈련소의 모습이 공개돼 네티즌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원래 육군 제1훈련소는 대구에서 창설된 부대였다. 1950년 7월 11일 제25교육연대가 창설되었는데, 바로 다음 날 경북편성관구사령부 제7교육대로 개칭되었고, 8월 14일에 비로소 국본 일반명령(육) 제46호로 육군본부 직할 육군 제1훈련소로 재창설되었다.


8월 21일에는 육군본부 직할에서 해편되어 육군 중앙 훈련 본부에 속하게 되었으며 8월 26일에는 제1·제2·제3·제5·제6·제7·제8·제9교육대의 편성을 완료하게 된다. 이때까지는 대구에서의 편성이며 명칭과 편제가 급하게 바뀌는 것은 당시 정황이 급박했던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쟁 중 전방에서 사상자가 급증하면서 병력이 부족해지자 안정적인 병력 보충 필요성이 부각되었고, 후방의 안정적인 훈련소가 필요하여 훈련소를 제주도로 이동하게 된다. 이는 중국의 참전으로 인하여 전황이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뒤이어 논산의 제2훈련소와 거제도의 제3훈련소가 추가 설치되었다. 초기 훈련 기간은 16주였으나 3주로 단축되기도 하였으며, 때로는 3주도 채우지 않고 전방으로 투입되는 경우도 있었다.


초기에는 하루 500명 정도가 입소했으나, 전방의 전투가 한창 치열할 때는 동시에 8만 명 정도의 병력이 입소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당연히 부대의 규모도 확대되었는데, 안덕과 화순, 서귀포까지 확대되었다.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 제1숙영지, 상예동에 제2숙영지, 하원동 법화사에 제3숙영지, 상효동에 제5숙영지를 설치하여 신병을 훈련시켰다. 또한 안덕면 서광리에는 하사관 교육연대 제1숙영지를 설치하여 중간 간부를 육성하였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끝난 후 교통의 불편 등으로 해체되었다.


1950년 7월 대구광역시에서 창설한 제1 훈련소는 제주도 서귀포시 모슬포로 이전한 뒤 본격적인 제 1훈련소 시대를 맞았다. 수많은 장정들이 제주의 훈련소를 기억할 것이다.


당시 훈련소는 전장에 배치할 신병 교육은 다급하면서도 훈련 등에 필요한 각종 시설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숙소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천막 속에 짚으로 만든 가마니를 깔고 내무생활을 했고, 훈련 중에 부대 주변 돌담을 쌓거나 훈련장 교단을 만드는 등 훈련시설 건립에 동원되기도 했다고 한다.


새벽 시간에 거센 바람이 불면 훈련병들이 잠을 자다 일어나 천막이 날아가지 않도록 잡고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먹을 물이 없어 몸을 씻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훈련병들 목과 손 등에 파리만한 이와 벼룩이 기어 다녔다고 한다.


부대 측은 이 등을 막으려고 해충을 박멸하는 디디티(DDT)를 훈련병 몸에 뿌렸다.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힘든 내무생활 속에서도 훈련은 정상적으로 진행돼 야간 정숙 보행, 사격, 유격 등 모든 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훈련병 5명당 M1 소총 1정이 지급될 정도로 무기 수급 사정은 열악했다. 훈련병들은 전투복이나 전투화 대신 작업복에다 농구화를 신고 훈련했다.


전장에서 다친 장교들이 훈련 교관으로 나서 신병을 교육했다. 훈련병 편제가 엉망이라 당시 장인과 사위가 같은 내무반에서 훈련받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장인의 호적상 출생 연도가 10여 년이나 늦게 등재된 때문이었다.


제주의 육군 제1훈련소는 북한군에 밀려 퇴각하던 1951년 1월 21일 문을 연 뒤 국군 신병을 배출해 서울 재탈환 등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군은 전쟁이 발발하면서 많은 병력들이 필요로 했기 때문에 신병들을 빠르게 훈련시켜 내보내야 했지만, 한반도 본토에서는 마땅히 그럴만한 곳이 없었다. 그래서 제주도에 육군 제1훈련소를 만들어 신병을 양성하게 되었다.


당시 대정 지역에 제2훈련소가 있었고, 중문 인근 예래지역에 제1훈련소가 있었다. 1953년 휴전이 되면서 대정지역에 있던 제2훈련소는 논산으로 이전을 하게 되었다. 육군 제1훈련소는 1951년 1월부터 1956년까지 문을 닫을 때까지 대략 50만명의 신병들이 훈련받았다. 현재 훈련소 내에는 당시의 지휘소 본관건물, 막사, 의무대 건물 등이 남아있으며 도로변에 훈련소 정문기둥이 당시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이밖에도 이곳은 육군 제1훈련소가 창설되기 이전 1946년에 육군 제9연대가 창설되었던 곳으로서 역사적 가치가 큰 시설물로, 광복 직후 한국군 창설과 훈련 상황 등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유적이다. 현재 육군 제1훈련소는 등록문화재 제409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최근 사단법인 제주 다문화 교육·복지연구원은 제주 제1 훈련소에서 훈련받은 전국 경험자를 대상으로 채록 구술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채록구술조사는 2017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 공모사업의 하나로 제주 근대 문화유산으로 비중 높은 제1 훈련소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위한 것이다.


또 훈련장, 천막 막사 등 부대 시설 위치와 규모를 파악하고, 제1 훈련소가 모슬포를 비롯한 제주 전체 사회에 가져온 생활상의 변화를 조사해 제주사회를 이해하는 주요 자료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다문화 교육·복지연구원은 제1 훈련소 출신 생존 병사들의 고증과 체험담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있다.


제주 다문화 교육·복지연구원 관계자는 "옛 육군 제1 훈련소는 국가문화유산으로 등재 요인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며 "복원되면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도 있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군 생활을 해본 사람들은 으레 논산의 제 2훈련소를 떠올릴 것이다. 가끔 제 1훈련소는 그럼 어디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들의 선배들이 6.25 전쟁에 투입되기 위해 피눈물을 흘렸던 대구와 제주의 제 1훈련소가 바로 그곳이었다. 세계문화유산으로도 꼭 등재돼 전쟁의 상흔을 영원히 치유할 수 있는 성전이 되기를 바란다. 





온라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