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사건, '폭행 고소하자 재차 보복 폭행한 것' 의혹

후배 여중생을 소주병과 의자 등으로 마구 폭행해 피투성이로 만든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과 관련, 가해 여중생들이 2개월 전에도 피해 여중생을 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4일 부산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피해 여중생 C(14)양의 부모는 지난 6월 30일 C양이 눈에 피멍이 들 정도로 폭행을 당했다며 여중생 5명을 경찰에 신고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5명 가운데 이달 초 C양에게 폭행을 가한 A(14)양과 B(14)양도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 C양의 어머니라고 주장하는 한 네티즌도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에 "제 딸이 두번째 구타로 인해 얼굴이 엉망이 됐다”면서 “(첫 번째 폭행에 대해) 신고가 들어간 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두 달 전에 (딸이) 알고 있던 오빠가 연락했는데 그 남자가 (가해자) 선배 남친이었다”면서 “그 전화를 받았다는 이유로 맞고, 지금 그것을 신고했다고 (보복 폭행으로) 맞았다”고 주장했다.

가해 여중생들은 지난 3일 경찰 조사에서 "말투와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 때렸다"며 보복 폭행 혐의를 부인했지만, 피해 학생의 어머니라고 주장하는 네티즌은 음성 녹취 등 증거자료가 많다며 혐의 입증을 자신했다.

최근 부산 여중생 피투성이 폭행 사건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여론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 네티즌의 주장대로 단순 폭행이 아닌 보복 폭행이 사실로 밝혀지면 가해 여중생들에게 더 무거운 처벌이 내려질 수도 있다.

이번 여중생 폭행 사건에서 경찰 수사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두 달 전 있었던 1차 폭행 신고와 관련해서 지금까지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또 최초에 이 사건이 알려질 당시 경찰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처음 만났다고 밝혔으나, 두 달 전에도 같은 가해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경찰은 1차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피해자 측이 소환 일정에 나타나지 않고 피해 진술을 하지 않아 수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부산 모 여중 3학년인 A양 등 2명은 지난 1일 오후 8시 30분쯤 부산 사상구 한 공장 앞 인적이 드문 도로에서 '평소 선배에 대한 태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C양을 마구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셋은 가출하고 어울려 지내다 알게 된 사이였다.

공장 주변에 있던 철골 자재, 소주병, 의자 등으로 폭행을 당한 C양은 뒷머리와 입안 등이 찢어져 온몸에 피가 흘러내렸고, 길을 지나던 행인의 신고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A양 등은 범행 당일 오후 11시 50분쯤 인근 치안센터를 찾아가 자수했다. 이 사건은 A양 등이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무릎을 꿇고 있던 C양의 사진을 소셜미디어로 전송하면서 퍼졌다.

최수정 인턴기자 soojung@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