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10년 만에 초대형 폭발, 플레어 발생…통신 대란 주의
미 항공우주국(NASA)이 7일(현지시간) 태양 표면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폭발 현상인 '태양 플레어(solar flare)'를 6일 두 차례 관측했다고 발표했다.
폭발 규모는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전문가들은 이온화 된 가스(플라즈마)가 8일 지구에 도달하면 통신 및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GPS) 등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두 번째 플레어는 실제 수 시간 동안 고주파 라디오 통신을 일부 무력화 시키기도 했다.
이번 태양 플레어는 태양을 상시 관측하는 NASA의 관측 위성 SDO(Solar Dynamics Observatory)가 포착했다.
NASA의 우주기상예보센터(SWPC)는 첫 번째 플레어의 에너지가 지구까지 도달해 무선 통신 시스템을 무력화시켰다며 "해가 떠있는 지역에 최대 1시간 동안 정전이 발생하고,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교란시켰다"고 밝혔다.
카리브해 도미니카공화국의 산토 도밍고에서 미국 플로리다를 향해 북상하고 있는 초대형 허리케인 어마(Iurana)를 추적하는 기상 관측 시스템에도 피해를 끼쳤다.
이번 태양 플레어는 X 클래스 규모로 지구 크기의 수십 배에 달하는 플라즈마 루프를 가진 태양계에서 가장 큰 폭발이다. 대형 플레어가 발생한 2회 중 두번 째 플레어는 X9.3에 도달해 X선 강도가 평소의 1000배 이상에 달한다.
태양의 활동은 약 11년 주기로 변동하는데 2008년 12월부터 시작된 사이클에서 현재 약한 시기에 있지만 이번에 관측 된 두 번째 플레어는 2006년 12월 5일에 관측 한 X9.0 이후 10년여 만에 가장 큰 규모의 폭발이다.
플레어는 태양의 흑점이 많은 태양의 활동 영역에서 주로 발생하며 밝기가 갑자기 증가했다가 수십 분 또는 수 시간 안에 다시 원상태로 돌아간다. 폭발 과정에서 전자기파와 하전 입자의 방출이 증대되는데 이 자기장 에너지가 어떤 원인에 의하여 폭발적으로 해방되면 강한 빛과 전파, X선, 전자, 양성자 등의 플라즈마가 방출된다.
플레어가 일어난 2~3일 뒤에는 지구에도 그 영향이 나타나 전파 통신 장애 등이 발생한다. 이번 장애는 8일부터 스마트폰을 비롯한 통신·GPS 장애가 예상돼 주의가 요구된다.
태양 플레어에 의해 방출 된 플라즈마가 지구에 도달하면 지구의 자기장과 상공의 전리층을 교란, 위성 방송이 나오지 않거나 GPS에 오차가 생길 우려가 있다. 일시적인 정전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1989년 캐나다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처럼 피해가 커질 수도 있다.
방출된 플라즈마는 8일 오후 3시부터 9일 오전 0시경 지구에 도달 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 에너지가 지구에 영향을 끼치는 며칠 동안 통신 위성이나 방송 위성 장애, GPS 오차의 증대, 단파 통신 장애, 지자기 변동에 따른 송전선로의 영향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플라즈마는 지구에 도달해 자기권과 상호 작용하면서 일부 지역에 오로라 현상이 관측 될 수 있다.
뉴스 피처링
태양은 지름 139만 2000㎞(지구의 109배), 무게 2×1030㎏(지구의 약 33만배)로 지구와의 거리는 1억 4960만㎞(광속으로 8분 19초)에 달한다.
태양은 5억 4000만년 전 지구상 생명체가 처음 나타난 뒤부터 무한 에너지원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질량의 4분의3은 수소, 나머지 4분의1은 헬륨으로 이뤄진 태양은 끊임없는 핵융합 반응을 하며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1초 동안 수소 수백만t이 헬륨으로 바뀌는 핵융합 반응으로 만들어 내는 에너지는 500만t이 넘는다. 이는 인류가 탄생한 이후 사용한 에너지보다 많은 양이다.
이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태양 폭발’(태양 플레어)과 ‘태양풍’ 현상이다.
태양 폭발은 태양 표면에서 발생하는 거대한 폭발 현상으로 대량의 엑스선, 감마선, 고에너지 하전 입자 등을 방출한다. 고에너지 하전 입자가 지구에 도달할 경우 지구 자기장이 갑자기 불규칙하게 변하는 ‘자기폭풍’, 단파무선통신이 일시적으로 끊기는 ‘델린저’ 현상 등이 나타난다. 극지의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 오로라도 태양 폭발과 태양풍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태양풍은 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태양 폭발로 인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태양 흑점 주변에 강한 자기장이 형성되면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태양풍은 다양한 전자파와 자기장파, 미립자를 포함하고 있는데 초당 100만t 가까이 방출되며 초속 200~750㎞ 속도로 지구로 날아온다. 태양풍은 지구 자기장과 대기권의 영향으로 대부분 소멸하지만, 일부 플라스마 입자는 지구 전리층에 강한 영향을 미쳐 일시적인 지자기 변동을 일으키면서 발전소나 변전소 같은 전력시설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실제로 1859년에는 역대 최악의 태양풍이 발생해 전 세계에서 오로라 현상이 발생하고 유럽과 북미 도심 지역에서 전신 시스템이 마비되고 전신선이 폭발해 전신국에 화재가 발생하는 한편 나침반들이 오작동하기도 했다. 다양한 통신망과 전력망으로 이뤄진 요즘, 강력한 태양풍은 전력 공급망을 파괴하고 각종 통신망을 무력화할 뿐 아니라 위성의 GPS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쳐 선박이나 비행기 운행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태양 플레어, 일명 태양 폭발은 태양 표면에서 발생하는 거대한 폭발 현상을 말한다. 단 몇 분 만에 수백만도까지 올라가며 대량의 엑스선, 감마선, 고에너지 하전입자를 내뿜는다. 고에너지 하전입자가 지구에 도달할 경우 델린저 현상, 자기폭풍, 오로라현상 등이 나타난다. 위키피디아 제공 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지구는 대기권·지자기장이 보호막
태양 폭발이나 태양풍은 화성이나 달 등 우주 탐사를 계획할 때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우주에서는 지구의 대기권처럼 태양풍을 막아 줄 수 있는 보호막이 없기 때문에 자칫 치사량의 우주방사선과 전자파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 과학자들은 태양 폭발 관측으로부터 대피호로 피할 때까지 우주인에게 주어진 시간은 15분 정도에 불과하다는 계산을 내놓기도 했다.
지구는 대기권과 지자기장의 보호 덕분에 화성처럼 대기나 물이 사라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러나 거대한 태양 폭발로 인한 전자기기 오작동 등 대규모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그래서 세계 각국 과학자들은 태양 폭발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립전파연구원도 NASA와 협력해 태양흑점 폭발 등 태양 활동 감시와 이에 따른 예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태양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우주방사선의 노출량을 확인할 수 있는 ‘항공 우주방사선 예측 시스템’을 개발해 홈페이지(www.spaceweather.go.kr)에서 제공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비행기 편명과 탑승 날짜 등을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해당 항공기의 우주방사선 노출량을 확인할 수 있다.
국립전파연구원 우주전파센터 관계자는 “우주방사선은 태양 활동 등으로 인해 우주에서 유입되는 방사선”이라며 “95% 이상이 지표면에 도달하기 전에 지구 대기에 반사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우주방사선 영향을 직접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어 “비행기를 자주 타는 승무원의 경우 우주방사선에 직접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 서비스를 통해 개인별 연간 누적 방사선량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행기 승무원들의 경우 우리나라는 우주방사선 허용량을 5년 누적 100mSv(밀리시버트)로 규정하고 있다. 국내 항공승무원의 연간 평균 방사선량은 2.28~2.96mSv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