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아침마당' 출연 이경실, 남편 성추행 사건은...

2017-09-19     최수정




19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는 이경실이 아들 손보승 군과 출연해 오디션 본 사연을 공개했다.


과거 JTBC '유자식 상팔자'에 출연했던 손보승은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로 연기 신고식을 치렀다.


손보승 군은 “내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못 했다”라고 설명했다. 처음에 선생님한테 제안이 들어왔을 때 안 하려고 하면서 엄마한테 물어봤다고 했다. 이경실은 되든 안 되든 오디션 자체가 기회이니까 도전해 보라고 충고했다고 말했다.


이경실은 "연기 조언은 해주지만 오디션을 볼 때는 전혀 관여를 안 한다. 보통 일반인 엄마는 아들이 나오면 찾아가서 인사도 할 텐데 저는 한 번도 촬영장에 가 본 적이 없다. 오히려 드라마 관계자에게는 경우 없는 엄마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실 방송에 출연하는 선생님들도 제가 다 아는 분이지 않나. 전화해서 아들 잘 부탁한다고 할 수도 있는데 그 말도 못하겠더라. 행여나 오해를 살까봐 조심스럽다. 이 자리를 빌어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털어놨다.


이에 오유경 아나운서는 “엄마 말이 도움이 되었냐”는 말에 보승 군은 “될 줄 몰랐었다” 고 설명했다.


보승 군은 “엄마한테 섭섭한 건 전혀 없었다”며 “지원을 다 해 주셨으니까” 라고 말했다. 공부하라고 말씀은 안 하셨냐는 말에 보승 군은 “고등학교 가서 평범하게 사니까” 공부하라고 하셨다고 회상했다. “고등학교 때 올라가서도 전혀 뜻이 없길래” 라며 몇 번 말하다 말았다고 이경실은 회상했다.


이경실은 아들의 연예계 활동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경실은 “연예인의 자녀가 출발을 하는 게 관심을 가지니까 일반인들보다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굉장히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저 같은 경우는 관심을 가졌다고 할 수 있는데 조언은 해 주지만 오히려 관계자 분들한테 경우 없는 사람으로 보일 정도로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며 “행여나 무슨 소리가 날까봐 계속 참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딸도 잘 키우셨다는 말에 이경실은 딸이 캐나다에서 좋은 학교를 다녔다며 썸머 스쿨 등록금까지 보냈는데 그만두고 싶다고 설명했다며 당시 '엄마 나 행복하지가 않다'는 말에 바로 들어오라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이경실이 아들과 출연해 연예계 활동 등을 말한 것에 대해 일부 댓글에서는 불편한 감정을 토로하는 네티즌도 있다. 이경실이 남편에게 추행당한 피해자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가 벌금형을 선고 받은 불미스런 사건의 당사자였기 때문이다. 사건 개요는 이렇다.


지난 5월 1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정은영 판사는 자신의 남편에게 추행을 당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올린 혐의로 이경실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경실은 남편 최 모 씨가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을 받던 지난 2015년 11월 6일께 피해자가 최 씨의 돈을 노리고 음해한 것이란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경실은 "(피해자의 가족들이) 쫓겨나다시피 이사를 해야 할 형편이었다"라며 "(내 남편도) 어렵지만, 보증금과 아이들 학원비까지 도와줬다"라고 적었다. 또한 "귀갓길에 남편 차로 (피해자) 부부를 집에 데려다주는 과정에서 술에 취한 김 씨가 앞에 탄 저희 남편에게 장난을 했나 보다"며 "김 씨가 다음날 남편에게 '제가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취해서 기억이 없어요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라는 말도 했다.


정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게시한 글의 내용, 공개 범위, 남편이 기소된 범죄사실 등을 종합하면 명예훼손의 의도 및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또한 명예훼손 정도가 약하지 않으며 피해자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고 처벌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 사건은 이경실의 남편이 귀갓길 택시 안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성추행한 것이 팩트다. 그런데 이경실이 남편을 보호하고 변병해주기 위해 공개된 SNS를 통해 '여성의 장난 때문에 남편이 그렇게 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게 결국 유죄인정을 받은 것이다.


성추행 사건에 대한 '재판'이나 고소 제기는 연루된 여성이 자신의 인적사항이 드러나 피해를 입을 것을 각오하고 저항하는 마지막 수단이다. 여성이 피해자인 것이 확실한데, 그런 행위를 여성이 유도해서 그렇게 됐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면 여성은 더 큰 정신적 피해를 입게 된다.





네티즌들은 이경실의 이런 사건 후유증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아침 방송에 아들과 함께 출연한 것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을 많이 하고 있다. 경위야 어찌됐든 이경실은 법적으로 유죄를 인정받고 벌금을 냈던 전력이 있는 사람이다. 일부 네티즌들의 악플성 댓글은 지양돼야 하지만, 방송이 공공재라는 측면에서 볼 때 좀 더 자숙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 출연해 그 간의 사정을 소상히 밝히는 '숙성기간'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이경실은 9월 19일 오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상위권에 오르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최수정 인턴기자 soojung@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