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장산 실종 '백골녀', 650m 계곡에서 무슨 일 있었나?
운장산 실종 여성이 백골 시신으로 돌아왔다?
전북 진안군 운장산에서 백골화한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라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운장산 실종’은 이 때문에 주요 포털 핫이슈 키워드로 등극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경찰은 이번에 운장산에서 발견된 시신이 지난해 12월 나 홀로 등반 중 실종된 김 모(당시 41·여) 씨로 추정하고 있다.
진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1시 30분께 운장산 해발 650m 계곡에서 주민이 백골화한 시신을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겨울철 옷차림이었으며, 백골화해 지문이나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현장에서는 차 열쇠가 발견됐다. 이 유류품은 지난해 12월 부근에서 실종된 김 씨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22일 오후 혼자 등산하던 중 길을 잃자 "산에 올라온 지 두 시간쯤 지났는데 길을 잃었다. 휴대전화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119에 구조요청을 한 뒤 실종됐다.
경찰 관계자는 "옷과 차 열쇠 등을 볼 때 김 씨의 시신으로 추정하지만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사고가 난 운장산은 이정표 정비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사건 당시 부실한 이정표와 무분별한 등산 리본이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운장산 등산로를 관리하는 전북 진안군은 복지부동이어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19일 전북소방본부와 대한산악구조협회 전북산악구조대 등에 따르면 운장산에서 실종된 김모(41·여) 씨는 내처사동에서 오르는 등산로 초입부터 길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119 구조대원과의 통화에서 "이정표를 봤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내처사동 초입에서 우측으로 굽어있는 등산로는 외길이어서 일단 등산로에 진입하면 길을 잃을 가능성은 적다. 또 이 등산로를 따라가면 600m쯤 지나 이정표가 있다. A 씨가 이정표를 보지 못했다면 등산로 초입에서 이미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최근 내처사동에서 운장산에 오른 결과 등산로 초입에서 우측 등산로가 아닌 직진하는 잘못된 길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게 현지를 다녀온 사람들의 설명이다. 또 이곳에서 잘못된 길로 들어서 길을 잃었다는 고생담을 털어놓는 블로거들의 글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등산로 초입에 우측 등산로를 표시하거나 직진 코스에 대해 '등산로 아님'을 뜻하는 표지만 있어도 화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사건 발생 한 달이 다 돼가도록 진안군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진안군청 관계자는 "등산로가 외길이어서 길을 잃기 쉽지 않다"며 "문제가 있다면 의견을 종합해서 이정표 이동이나 설치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운장산은 100대 명산에 속해 많은 등산객이 찾고 있다. 그러나 진안군의 부실한 등산로 관리는 100대 명산의 명성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 등산 인구 1천만명 시대를 맞고 있다. 아직도 중요 등산로의 표지 등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곳이 많다. 이번 사건도 표지만 제대로 부착돼 있었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다.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날 전망이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