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일병 두부총상 사망 사건...정밀조사에도 의혹 투성이

2017-09-27     임석우


▲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강원도 철원의 일병 두부총상 사망사건에 대한 정밀조사가 진행중이지만 여전히 강한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군 주변에서도 "진지 공사를 마치고 도보로 부대 복귀 중이던 육군 병사가 갑자기 날아든 총탄에 머리를 맞아 숨진 사건은 여러 면에서 의문투성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군 사격 훈련과 이동 중인 부대 관리에 대한 안전 불감증도 이 사고를 계기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육군 수사기관은 총탄이 발사된 지점과 총탄의 종류 등을 분석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특히 총탄이 인근 사격장에서 날아들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사격 훈련 안전 수칙 준수 여부도 조사 중이다. 


이 사건은 지난 26일 오후 4시 10분께 철원군 동송읍 금악산 일대 모 부대 인근에서 발생했다.


사고 직후 A(22) 일병은 군 병원으로 옮겼으나 치료 중 1시간여 만인 오후 5시 22분께 숨졌다.


황당한 사고에 아들을 잃은 A 일병의 유족들은 할 말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갑자기 날아든 총탄에 머리를 맞고 숨진 A 일병은 부대 진지 공사를 마치고 동료 병사 20여명과 함께 걸어서 부대로 복귀 중이었다. 


하의는 전투복, 상의는 활동복 차림의 전형적인 작업 복장이었다. 


당시 A 일병 등 부대원들이 인솔자와 함께 이동한 통로는 평소에도 이용하던 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길은 인근 부대 사격장과 인접해 있어서 사격 훈련이 있을 때는 이동이 통제된다.


문제는 사건 당일 인근 부대 사격장에서는 사격 훈련이 진행 중이었지만, A 일병의 부대원들은 아무런 통제 없이 평소 다니는 이 길을 이용해 부대로 복귀했다는 점이다. 


A 일병 등 부대원이 이동한 길은 사격장에서 바라봤을 때 전방 왼쪽 측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격장과 A 일병이 총탄을 맞고 쓰러진 거리는 대략 400여m다. 


K-2 소총의 유효 사거리가 460m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위험한 구간인 셈이다.


그런데도 A 일병과 부대원은 아무런 통제 없이 인솔자와 함께 이 길을 이용해 부대로 이동 중이었다.


통상 사격 훈련이 예정된 부대는 미리 인접 부대 등에 이를 통보해야 한다.


A 일병의 부대와 사격 훈련이 진행된 부대도 인접 부대로, 사격 훈련에 앞서 통보하는 것이 원칙이다.


군 수사 당국은 사격 훈련 부대가 인접 부대에 사격을 통보했는지, A 일병을 인솔한 부대는 이를 통보받고도 이동을 통제하지 않은 것인지 등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집중 조사 중이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최근 일촉즉발의 대북 상황을 인식한 듯 북한 측의 소행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A 일병이 사망한 곳과 사격 훈련 부대는 민간인통제선 이남인 점으로 볼 때 가능성은 매우 낮다.


부대 관계자는 "사격 훈련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인 중"이라며 "현재까지 대북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밝혔다.

  

군의 이 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현재 온라인에서는 이 사건의 원인을 두고 네티즌들간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 군대를 제대한 사람들이고, 특히 사고지역에서 군 복무를 했던 경험이 있는 네티즌들은 사고 원인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민간인 통제선 이남이라 하더라도 대공 용의점이 약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상황이 상황인 만큼 군에서는 한점 의혹도 없이 철저하게 진실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