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은 개 돼지' 발언 나향욱, 파면 취소 소송서 승소 왜?
"민중은 개 돼지"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48)이 파면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국현)는 29일 나 전 기획관이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취소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일각에서는 "국민의 법 감정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판결을 내린 것 같다. 법원이 공무원의 막말을 그렇게 법적으로 해석해 눈감아 준다면 일반 국민들은 상당한 박탈감을 느낄 것이다"라고 의견도 나오고 있다.
나 전 기획관은 지난해 7월 한 매체의 기자들과 저녁식사 자리에서 "민중은 개 돼지다",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해 7월19일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는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키고 고위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품위를 크게 손상했다"며 파면을 결정했다.
나 전 기획관이 이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그는 지난해 말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한편 그가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허위 보도'를 했다며 손해배상과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낸 것은 1심에서 패소했다.
나향욱 전 기획관의 발언에 대해 과거 ‘썰전’에서 유시민 작가와 전원책 변호사가 언급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유시민 작가는 나향욱 전 기획관의 발언과 관련해 “이런 사람이 교육정책기획을 하니까 우리 교육 정책이 어디로 가겠냐”고 비난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역시 나향욱 전 기획관의 발언에 대해 “왜 스스로 단두대로 걸어들어갔는지 모르겠다”며 “나 전 교육부 기획관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사고를 가진 우리나라의 고급 관료들을 어떻게 봐야하냐, 사석에서라도 이런 얘기하면 그 사람들은 개돼지 취급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고시 36회 출신인 나 전 기획관은 교육부 장관 비서관과 청와대 행정관 등을 지냈다.
네티즌들은 나 전 기획관의 승소에 대해 비난 일색이다.
@yckim***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바뀐 것은 겨우 청와대 뿐이다'라는 사실입니다."민중은 개·돼지"라고 한 사람의 파면취소가 승소라니. 이렇게 결정하면 안 됩니다"라고 했다.
@kky***는"파면 불복 소송 승소라니, 참 기가막히네요. 국민이 개돼지가 맞나 봅니다. 법원 개혁 해야합니다"라고 했고, dcg3****는 "공식적인 답변도 아니고 술자리에서 그냥 한말인데 기자가 뒤에서 기사화시킨 걸로 파면당하기는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chis****는 "민중은 개돼지라며 거드시는 분들은 본인도 개돼지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어떻게 본인이 민중 안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거죠? 국가에서 국민이 낸 세금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 사석에서라도 그렇게 말했다는 것은 평상시에 일 할 때의 태도도 그렇다는 거죠. 웃어 넘길 일이 아닙니다" 라고 말했다.
hbsh****는 "파면 불복 소송 승소 했다면 아마 그 판사도 민중이 개돼지라고 생각하시나 봅니다. 우월의식과 지배의식이 엄청나네요"라고 했고, cott****는 "나향욱이 승소한 이유는 그 발언의 진실성에 관한 가부확인이 아니라,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 잘못과 징계의 수위가 비례하는가를 따진 결과다. 사법부가 '국민= 개돼지'로 인정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