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역서 여성 다리에 ‘먹물 테러’...강남역 ‘모방 범죄?’
신촌역 부근 번화가에서 한 남성이 20대 여성에게 먹물을 뿌리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11일 밤 신촌역 방향으로 걸어가던 이모(21·여)씨가 정체불명의 한 남성으로부터 ‘먹물 테러’를 당했다고 14일 아시아경제가 보도했다.
오후 10시40분쯤 친구와 저녁 식사 후 귀가하던 이씨는 다리에 차가운 액체가 닿는 느낌에 고개를 숙여 확인했다. 이씨의 다리에는 검은색 액체가 흐르고 있었다. 이씨는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을 뒤쫓았으나 그는 이미 도주한 뒤였다. 이씨의 신고로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다리에 묻은 액체를 확인한 결과 먹물로 드러났다.
이씨의 진술에 따르면 용의자는 165~170㎝ 정도의 키에 검정 비니모자, 검정 마스크, 검정 상의, 청바지를 입고 범행을 저질렀다. 손에는 모 의류회사의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변 CCTV를 분석하고 있으며 용의자가 들고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의류매장의 거래내역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SBS ‘궁금한 이야기 Y’를 통해 알려진 ‘강남 스타킹 테러 사건’과 유사하다. 강남 스타킹 테러 사건의 범인 정모(30)씨는 2015년 말부터 이듬해 10월 말까지 강남역 부근을 맴돌며 치마를 입은 여성을 상대로 16차례 먹물을 뿌렸다.
정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들이 근처 건물 화장실로 들어가 스타킹을 갈아 신고 나오면 뒤따라 들어가 버려진 스타킹을 챙겼다. 당시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은 경찰과 함께 검거 작전에 돌입했고, 정씨는 현장에서 붙잡혔다.
정씨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 “여성의 스타킹에서 성적 쾌감을 얻었다”며 “욕망이 꿈틀댈 때마다 거리에 나와 여성들 다리에 먹물을 뿌렸다”고 진술했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