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저가항공 에어아시아 회장, 한국여성과 결혼
말레이시아 항공사 에어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53) 회장이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화제를 낳고 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퀸즈파크 레인저스의 구단주로, 한때 소속 선수였던 박지성과 친분을 쌓으면서 한국과 연을 맺었다.
말레이시아 일간 ‘더스타’는 16일 “페르난데스 회장이 현지 시간으로 지난 14일 프랑스 남부 지중해 휴양지 코트다쥐르에서 한국인 여성과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청첩장에 적힌 여성의 이름은 ‘클로이’(Chloe)였다. 성과 한국명은 전해지지 않았다. 이 여성은 페르난데스 회장과 지난 2년 동안 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더 스타'는 신부인 클로에가 30대 초반의 배우라고 소개했지만, 또 다른 매체들은 클로에가 20대이며, 에어아시아 승무원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부부는 청첩장에조차 ‘토니와 클로에’라고만 적어 신부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고. 하객들에게 결혼식 얘기를 퍼뜨리지 말라고 당부하는 등 비밀주의 태도를 고수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하객 중 일부가 결혼식 사진을 소셜미디어 등에 올리며 결혼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결혼식은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성대했다. 에어아시아그룹 임원, 페르난데스 회장이 설립해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튠그룹 관계자부터 무사 히탐 전 부총리, 라피다 아지즈 전 산업부 장관까지 말레이시아 정·재계 인사들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미국 영국 한국 출신 유명 가수들의 축하연도 있었다고 더스타는 전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한국과 깊은 연을 쌓았다. 박지성은 2012년 7월부터 한 시즌 동안 퀸즈파크에 몸담으면서 페르난데스 회장과 에어아시아 광고에 출연했다. 당시 아시아 최고 스타플레이어였던 박지성에게 페르난데스 회장은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다. 이를 계기로 자신은 물론, 에어아시아 브랜드 인지도를 우리나라에서 높일 수 있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리턴’을 ‘저격’한 일화도 유명하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2014년 12월 10일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한국인이 매우 좋아하는 허니버터칩과 소주를 기내에서 제공할 계획”이라며 “그릇에 담지 않고 봉지 상태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그릇에 담지 않은 봉지 상태’를 강조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조 전 부사장은 같은 달 5일 미국 뉴욕 JFK 공항에서 이륙을 앞둔 자사 항공기를 탑승게이트로 회항하도록 지시해 논란에 휩싸였다. 승무원이 기내에서 견과류를 접시에 담지 않고 봉지 상태로 제공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서비스 책임자인 사무장은 조 전 부사장의 지시로 탑승게이트에서 내렸다.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에서까지 ‘땅콩리턴’ 사건으로 불리며 구설수에 올랐다.
에어아시아는 과거 말레이시아 국영항공사였다. 영국 런던정경대(LSE) 출신인 페르난데스 회장은 2001년 파산 위기에 처했던 말레이시아 국영항공사 에어아시아를 인수해 아시아 최대 저가 항공사로 키웠다. 우리나라에서도 에어아시아를 이용하는 해외 여행객이 많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인수 당시 불과 1링깃(약 267원)으로 경영권을 얻었다. 4000만 링깃(약 107억원)의 빚을 떠안는 조건이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에어아시아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전 재산을 투입했다. 퀸즈파크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도 마다하지 않았다. 에어아시아의 사세를 불리면서 2012년 남성지 지큐(GQ)로부터 ‘올해의 국제 사업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올 초를 기준으로 추산한 페르난데스 회장의 자산은 3억4500만 달러(약 3890억원)다. 말레이시아 재벌 순위 37위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