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수감생활 고통 호소 “설거지 힘들어 아침 굶었다”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15일 "수감생활에 대비해 허리 수술을 받게 해 달라"며 보석을 신청했다. 안 전 수석의 변호인은 “아침 식사 때 설거지하는 게 너무 힘들어 굶기도 했다”면서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안 전 수석의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에 대한 공판에서 안 전 수석이 신청한 보석과 검찰이 요청한 추가 구속영장 발부 문제를 심리했다. 안 전 수석은 지난해 11월 20일 재판에 넘겨져 이달 19일 구속기간이 만료된다. 안 전 수석은 건강 악화를 호소하며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최근 허리 통증이 심해져 거동하기가 굉장히 힘들다"며 "허리 디스크가 많이 악화됐고, 목디스크로 손도 많이 저리다"고 설명했다. 안 전 수석의 변호인은 “혹시나 오해를 살 수 있을까봐 보석 신청을 거듭 고민했다”고 운을 뗀 뒤 “심리도 대부분 마친 상태이고 공소사실 전반을 인정하기 때문에 증거인멸 또는 도주할 우려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허리디스크 심장협착증 등 건강상태를 설명하며 수술이 필요한 상태라고 밝혔다. 안 전 수석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긴 했지만 호전되지 않아 아침 식사 때 설거지하는 게 너무 힘들어 굶기도 했었다. 만에 하나 보석이 된다면 가족과 변호인 외에는 아무도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 안 전 수석 측은 ‘실형이 선고될 경우 수감생활을 하려면 허리 수술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에 검찰은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 핵심 측근으로 범행에 가담한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다"며 "전체 심리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피고인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양측 입장을 검토한 뒤 보석 허용 및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안 전 수색은 이날 다리를 절뚝이며 법정에 들어섰다. 머리는 헝클어져 ‘산발’에 가까웠다. 보석허가청구서에는 장해진단서, 처방전, 기타 진단서 등을 첨부했다. 가족들이 작성한 탄원서도 제출했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