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山> 한진만 개인전 '말하는 산(山)'

2017-11-17     성기노




미디어아트가 각광을 받는 시대가 왔다.


규모 있는 아트 페스티벌에서 미디어 작품은 꼭, 아주 필요하고 우리의 생활 환경도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진입한 지 오래여서 스마트 폰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모든 정보를 작은 컴퓨터를 통해 세상을 보고 해석하고 소통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이러한 생활환경 가운데 그린다는 것이 웬 말이냐고 할 수 있지만 우리의 아이들은 여전히 그림 그리기를 즐겨하고 있고 예술가들은 그리고 있다. 


사진이나 영상이 분명 모든 것을 대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림은 그같이 매력적, 마력적이다. 





이런 미디어의 범람 속에도 그린다는 원초적이고 고차원적인 전시가 진행되고 있어 오랜만에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을 찾았다.


공간의 허허로움과 흰 여백 속에 중첩된 선묘들을 멀리서 바라보며 빡빡한 도시일상을 뒤로 한 채 공간 속 발을 들여 놓았다. 


한진만 선생님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얀 화선지에 먹으로 그려지는 농담 있는 점과 선들이 산을 이루고 강을 이루는 세계. 


작은 바위와 산으로 시작한 작품이 하나 둘씩 펼쳐지고 있었다.


오랫동안 화업에 정진하며 사라져가는 동양화과의 현실 속에서 성실히 제자를 양성하셨던 그분


의 작품세계와 삶을 이제야 조금 알게 된 듯하여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저 바위산들을 보라!


저 대지와 공기를 보아라!


바위가 모여 땅을 이루고 그 모인 바위는 산이 되기도 하고, 그 요동치는 산은 흡사 바다와 같고 풍랑과 같으며 어떤 그림에서는 칼 바람 같은 전율이 온다. 


신령함과 숭고함이 서려있는 있다.


전시장 맞은편 무민 원화 전에서의 북적 임과는 달리 전시장은 한산한 형태이지만 보는 이들은 발걸음을 띄지 못하고 오랫동안, 오랫동안 그 곳에 머무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들 나와 같은 마음이려니……


아름답고 숭고하며 격정적이며 고요한 카타르시스다.


자연은 우리를 감동 시킨다. 


자연은 우리를 치유한다.


자연은 우리에게 깊은 깨달음을 준다.


그러한 자연이 재앙을 만들기도……한다. 


화가 한진만은 산(山)은 신(神)이라는 생각이 든다 했다. 


지금 포항, 그러한 자연이 한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전쟁이 아니라 자연이 말이다.




 

한진만(Han, Jinman)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개인전 19회(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홍익대학교 현대 미술관, 선화랑, 갤러리 상, 미국과 북경 등)와 100회 이상 초대 출품하였고 주요작품 소장처는 국립현대 미술관, 리윰미술관, 홍익대학교 박물관, 서울대학교 박물관, 서울 성모병원 등 이며 교직경력으로는 국립군산대학교 미술학과, 한성대학교 미술학과,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교수로 박물관장, 미술대학 장 및 미술대학원장 들을 역임 하였으며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명예교수이다. 


<天山> 한진만 개인전 '말하는 산(山)'

 2017.11.12-11.19 예술의 전당



이연주/작가
한국에서 동양화를 배운 후 독일에서 회화와, 사회와 연관된 예술을 공부했다. 작품 활동을 하며 대학교에서 드로잉을 가르치고 생활 속에서 어떤 예술같은 일들이 마주하고 있는지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