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진 낚싯배' 에어포켓 생존자들에게 '한줄기 빛' 됐던 방수폰

2017-12-05     임석우


▲ 지난 3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대교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가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됐다. 해경·해군·소방 등으로 구성된 구조단이 실종된 승선원 2명을 수색하고 있다.



지난 3일 인천 영흥도 낚싯배 사고 생존자들을 극적으로 구조하는데 스마트폰 방수 기능도 적잖은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생존자 30대 3명은 급유선과 충돌 직후 낚싯배가 전복, 조타실 아래 작은 선실에 갇혔다. 이들은 바닷물이 목까지 차오른 에어포켓에서 버티다 2시간 40여분 만에 구조됐다. 에어포켓은 배가 뒤집혔을 때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공기가 배 안에 남아 숨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사고 직후 갑작스레 차가운 바닷물이 들이닥쳤으나 생존자들은 자신들이 소지하고 있던 휴대폰 중 방수기능이 있던 스마트폰으로 경찰(112)에 신고할 수 있었다. 특히 이들은 구조대에게 스마트폰 앱을 통해 GPS 정보를 보내며 자신들의 위치를 알렸다.


생존자들의 스마트폰 기종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IP67 등급 이상 방수·방진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으로 추정된다. IP 등급의 1번째 숫자는 고체에 대한 보호 정도를, 2번째 숫자는 액체에 대한 보호 정도를 나타낸다.


가장 높은 방수·방진 등급인 IP68의 경우 1m 이상 물 속에서 수압을 견디며 30분간 방수가 가능하다. 갑작스레 들이닥친 바닷물에도 생존자들의 스마트폰이 정상적으로 작용할 수 있었던 이유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 LG전자는 ‘G6’부터 IP68 등급을 채택했다. IP67 등급은 1m 이하 수심에서 방수를 제공한다. 애플의 ‘아이폰8’, ‘아이폰X’이 해당 등급이다.



▲ 갤럭시S7(왼쪽)과 LG G6. 두 기종 모두 방수 기능이 있다.



충분한 배터리 잔량이 남아있던 것 역시 극적인 생존을 도왔다. 생존자들은 제한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구조될 때까지 배터리를 아꼈다.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추위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액체인 전해질 속에 리튬이온이 움직이는 원리인데, 온도가 낮아지면 리튬 이온이 움직이기 어려워져 배터리 성능도 당연히 떨어진다. 특히 장기간 사용한 배터리는 성능 저하로 강추위에서 배터리 전압이 떨어져 스마트폰 전원이 꺼지는 현상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