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에 ‘결핵’ 환자 발생...검사 대상자 500명인데 ‘쉬쉬’하는 학원
수험생 수만 명이 상주하는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 결핵 확진 환자가 발생해 보건 당국이 긴급 조사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접촉 대상자만 500여명에 이르는데 학원 측은 제대로 안내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YTN은 서울 노량진 대형 공무원 학원에 다녔던 23세 A씨는 지난달 29일 결핵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100명 이상이 듣는 대형 강의를 포함해 지난달 중순까지 다양한 수업을 들었다. A씨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무려 500여명에 달한다. 현재 A씨는 격리돼 치료 중이다.
결핵은 공기를 통해 퍼지는 전염성이 큰 질병인 만큼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학원 측은 일부 수강생에게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 한 통이 전부다. 여기엔 전염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도 담겼다.
심지어 결핵이 퍼진 사실을 모르는 학생들도 많았다. 학원 측은 수험생의 동요가 우려돼 보건 당국의 지시를 충실히 따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보건 당국은 감염 검사와 역학조사를 통해 결핵이 어디까지 전염됐는지 파악하고 있다.
학원의 안일한 대처에 수험생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시험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이 급히 임시 검사소를 찾았지만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한편 결핵은 기원전 7천년 경 석기 시대의 화석에서 그 흔적이 발견된 이래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감염 질환으로, 1882년 독일의 세균학자 로버트 코흐(Robert Koch)가 결핵의 병원체인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을 발견하여 같은 해 3월 학회에 발표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주로 폐결핵 환자로부터 나온 미세한 침방울 혹은 비말핵(droplet nuclei,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결핵균이 들어 있는 입자가 공기 중에 나와 수분이 적어지면서 날아다니기 쉬운 형태로 된 것)에 의해 직접 감염되지만 감염된다고 하여 모두 결핵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대개 접촉자의 30% 정도가 감염되고 감염된 사람의 10%정도가 결핵 환자가 되며 나머지 90%의 감염자는 평생 건강하게 지낸다.
발병하는 사람들의 50%는 감염 후 1~2년 안에 발병하고 나머지 50%는 그 후 일생 중 특정 시기에, 즉 면역력이 감소하는 때 발병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결핵 환자는 과거에 비해 크게 감소하였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결핵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최근 보도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만명 당 결핵 발생자 수 평균 87명, 인구 10만명 당 결핵 사망자 수는 평균 10명으로 이는 OECD 국가의 평균인 17.7명과 2.1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로 OECD 국가 중 결핵 발생률 및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결핵은 일반적으로 항 결핵제만 꾸준히 잘 복용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지만, 완치의 여부와 무관하게 결핵에 의해 감염된 폐에는 다양한 형태로 그 후유증이 남게 된다. 이는 폐실 질에서부터 흉곽에 이르기까지 전체 흉부 어디에도 가능하며 석회화된 결핵종, 폐 실질 내 공동, 기관지 확장증, 라스무센(Rasmussen’s) 동맥류, 기관지 흉막루, 기흉 등이 있다.
드물지만 결핵을 앓은 흔적에서 폐암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를 요하고, 특히 공동 내에 진균종이 생기는 경우 대량 객혈의 위험이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거나 치료 중에도 객담(가래) 검사에서 항산균이 계속 검출된다면 약제 내성 결핵을 의심하게 된다. 약제 내성 결핵은 대부분 복약 순응도가 떨어져 약을 불규칙하게 복용한 때문이었으나 최근에는 처음부터 약제 내성 결핵에 감염이 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약제 내성 결핵의 경우 치료 기간은 더 늘어나고 복용해야 할 치료약의 종류도 더 많이 늘어나게 되는데, 최근에는 다제 내성 결핵 뿐만 아니라 광범위 약제 내성 결핵도 등장하여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