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애플’로 아수라장 된 도로에서 하나가 된 시민들

2017-12-13     임석우




도로에 파인애플이 쏟아지자 시민들은 일제히 현장을 정리했다.


지난 3일 SBS 프로그램 ‘맨 인 블랙박스’의 ‘블박X박스’코너에선 한 시민이 경기도 화성시의 회전교차로에서 찍힌 블랙박스 영상을 제공했다. 블랙박스에는 맨 우측 차선을 달리던 화물차에서 갑자기 적재된 화물이 우르르 쏟아지는 장면이 녹화됐다. 높게 쌓은 박스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던 건 파인애플이었다. 다행히 뒤따르던 차량 모두 서행 중이라 2차 사고는 없었으나 도로는 일시정지됐다.


화물차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현장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이내 바로 뒷차량에 타고 있던 제보자가 파인애플 정리에 동참했다. 그는 “저도 급한 상황이고 물론 짜증은 났지만 몸이 먼저 반응했던 거 같습니다”라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를 목격한 버스 승객과 승용차 운전자들도 하나 둘씩 하차해 그를 도왔다. 일사분란한 움직임 덕에 아수라장이 됐던 도로는 순식간에 원상복구됐다. 





가천대 국가안전관리대학원 허억 교수는 사고의 원인을 “원심력에 의해 왼쪽으로 힘이 쏠리면서 적재된 물건이 제대로 결박이 안 됐기 때문에 우르르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적재물이 떨어지는 건 도로 위의 폭탄이라 불릴 정도로 뒤에서 오는 차량한테는 굉장히 위협적”이라며 “덮개 씌우고 강하게 결박해 적재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상황도 대형 사고로 번질 수 있었으나 시민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마무리됐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