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유시민, 국민 바보 취급”...정치권 가상화폐 논쟁 2라운드
우리 사회의 대표적 지식인인 유시민 작가의 가상화폐 비판이 정치권으로 비화하고 있다. 가상화폐 논쟁에 유력 정치인도 잇따라 가세하면서 열띤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일 유시민 작가가 한 인터뷰에서 ”가상화폐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용하는 21세기형 튤립 버블과 같다“고 한데 대해 남경필 경기지사는 ”근본이 다른 문제를 두고 국민을 바보 취급하는 막연한 비판“이라고 맞받아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남 지사는 ”튤립 버블의 본질은 부의 과시욕에서 출발한 일그러진 투기 과열“이라며 “말 그대로 사라지는 아름다움을 위한 투기 광풍이었지만 지금 네덜란드는 풍차와 튤립의 아름다운 나라가 됐다. 해외 품종인 튤립을 국가 이미지의 훌륭한 수단으로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바로 이런 것”이라며 “가상화폐 거래자를 미친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가짜 정보에 팔고 사는 지금의 불확실함을 투명하고 건강한 시장으로 바꾸는 것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지사는 “가상화폐 투기 광풍에 아무것도 모른 채 뛰어드는 국민들이 걱정되면 거래 보완수단을 만들어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 아니냐”며 “오죽 삶에 희망이 없으면 불확실하다는 시장에 뛰어들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는 국민을 미친 범죄자 취급하지 말고 올바른 방향을 만들라”고 일갈했다.
남 지사는 “블록체인 기술이 다 사기이고 신기루라는 건 마치 조선 말 통상수교거부정책의 21세기 버전으로 들린다”고도 했다. 하지만 유 작가가 블록체인 기술이 사기라고 말한 적은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블록체인 기술이 아니라 가상화폐로 정정한다“며 ”잘못 표현했다“고 바로잡았다.
가상화폐를 둘러싸고 유시민 작가와 정재승 교수간의 공방에 이어 자유한국당 복당을 앞두고 있는 남 지사마저 가세함에 따라 가상화폐 논쟁이 정치권 전반으로 번질 조짐이다.
유시민 작가는 가상화폐의 무용론을 주장하는 데 반해 정재승 교수나 남경필 지사 등은 가상화폐는 엄연히 전 세계를 지배하는 화폐의 한 수단이기 때문에 이를 막는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의견을 피력중이다.
차라리 정부가 투명한 거래를 유도해 4차 산업혁명의 한 줄기로 승화시키는 게 낫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이 논쟁이 어떻게 더 진전될지 업계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임석우 인턴기자 rainstone@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