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 바른정당 탈당...총선 패배 뒤 갈팡질팡 행보 계속?

2018-02-06     성기노




오세훈 전 서울시장(57)이 바른정당을 지난 5일 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바른정당은 국민의당과 오는 13일 ‘미래당’이란 이름으로 합당을 앞두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앞서 양당의 합당에 부정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오 전 시장이 지난 5일 서울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오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오 전 시장이 한국당에 가지는 않을 것이다. 당분간 정치에 거리를 둘 것”이라며 “바른정당이 국민의당과 합당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탈당을 하지 않으면 합류하게 되기 때문에 탈당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1월11일 창당 발기인으로 바른정당에 입당했다. 하지만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지난해 5·9 대선을 앞두고 중도에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후 모습을 자주 드러내지 않았다. 당시 오세훈 전 시장은 반기문 전 사무총장을 바른정당에 영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후 오세훈 전 시장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진행되는 과정에 대해선 “결정된 것이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오세훈 전 시장 하면 역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주장과 서울시장 중도 퇴진이다.


그는 시의회에서 통과시킨 무상급식 조례안을 거부하고 의회 출석 거부 등 마찰을 빚다가 전면무상급식안(서울시의회)과 순차적·단계적 무상급식안(서울시)에 대해 주민투표를 실시하자고 시의회에 공식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학생들의 급식문제를 정쟁으로 몰아간 장본인으로 낙인찍혔다.


2011년 무상급식 확대 문제로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결국 주민투표까지 벌였고, 투표함을 개봉할 수 있는 투표율 33.3%에 크게 못 미치는 25.7%의 최종투표율을 기록, 오 시장은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그는 “정치생명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왜 그 문제가 그토록 중요했을까. 물론 그의 대권욕 때문이었다. 서울시장직에 있었지만 당시 한나라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던 그는 무상급식이라는 이슈를 띄워 한나라당이 그를 도와줄 수밖에 없는 구도로 몰아갔다.


오 전 시장은 무상급식을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으로 규정해서 시의회와 각을 세워 법적 공방으로 몰아갔고, 그리고 중앙 정치로 전선을 넓혀갔다. 아울러 오 전 시장은 자신의 블로그 등에서 민주당의 무상의료, 무상보육 등 복지 정책도 강하게 비판하면서 시의회 차원이 아닌 야권 전체와의 전면전에도 나섰다.


이를 통해 오 전 시장은 '투쟁 의지가 없다' '약하다'는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강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헸을 수 있다.


또한 중앙 정치 무대까지 이용하면서 자신의 당내 지지 기반도 다질 수 있다는 이점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오 전 시장은 설령 주민투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지지자들을 결집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오 시장은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다는 판단을 하고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끝까지 고집스럽게 밀어붙였다. 이것은 철저하게 개인적인 이해와 정치적 득실을 따진 행보였다.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오 전 시장에게는 장기적으로 이익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 밥그릇’으로 자신의 대권 야욕을 채우려한다는 비난도 상당히 거셌다. 그는 무릎을 꿇고 울부짖는 퍼포먼스까지 벌이며 무상급식 반대를 호소했지만 이를 본 시민들은 그의 눈물이 진실된 것이 아니었음을 낮은 투표율로 보여주었다. 그리고 2016년 서울 종로 총선에서도 오세훈 전 시장의 중도사퇴에 대해 주민들은 철저히 응징했고 민주당 정세균 후보가 당선되는 결과를 낳았다.


오세훈 하면 무책임하게 서울시장직을 걷어차버린 정치인으로 국민들 뇌리 속에 남아 있다. 그리고 이번에 합당을 앞둔 바른정당을 탈당하며 잠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정치의 변방을 겉돌고 있다. 


지난해 대선 정국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뒤에 줄을 섰다가 그가 낙마하자 그 뒤로는 아예 정치 행보를 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바른정당마저 탈당했다. 뚜렷한 정치 소신이나 철학 없이 이리저리 눈치 보는 행보만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런데, 오 전 시장은 아직도 차기 대권에 미련이 남아, 여전히 그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