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서 바른미래당 지지율 역전한 민주평화당..."바람불기 시작"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이 출발부터 꼬이고 있다. 통합 당명으로 준비했던 '미래당'이란 이름을 못 쓰게 되자 7일 '바른미래당'이라는 새 당명을 발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전체위원회를 열고 원외 정당인 '우리미래'가 미래당을 약칭(略稱)으로 쓰도록 결정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지난 2일 통합 당명을 미래당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창당 전이라 일단 '미래당'을 국민의당 약칭으로 선관위에 신고했다.
그런데 같은 날 20~30대가 주축인 원외 정당 우리미래도 미래당을 약칭으로 신청한 것이다. 선관위는 "국민의당이 약칭으로 미래당을 쓰는 것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약칭의 범위를 벗어난다"며 우리미래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이날 오후 예정된 통합추진위원회에서 새 당명을 '바른미래당'으로 바꿨다.
한편 통합 찬반 속에 '중립파'로 분류됐던 손금주(초선·전남 나주·화순) 의원은 국민의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남겠다고 했다. 손 의원은 대선 때 안철수 캠프수석 대변인을 지냈다.
손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당 분열로) 합리적인 균형추 구실을 기대했던 호남 유권자들의 뜻을 받들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어느 길도 따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내에선 "이용호(초선·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도 무소속으로 남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의원까지 탈당하면 통합당 의석수는 31석으로 준다.
출발부터 이름 때문에 스텝이 꼬인 바른미래당은 호남에서도 입지가 약화돼 충격을 주고 있다. 8일 민주평화당이 호남 지역에서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을 역전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tbs가 의뢰해 5~7일 전국 15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 조사의 잠재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해 만들 바른미래당은 지난주보다 0.4%포인트 하락한 10.9%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43.7%)과 자유한국당(20.6%)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정의당은 6.9%였다. 민주평화당은 1.2%포인트 오른 4.3%였다.
광주·전라에서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은 9.3%로 조사됐다. 민평당이 10.3%를 얻으면서 처음으로 역전됐다. 합당 과정에서 국민의당이 분열하면서 내홍이 불거지고, 청년정당인 우리미래와 당명을 가지고 다투는 등 매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인 것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벌써 이제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앞으로 점점 더 격차를 벌려나갈 것"이라고 반겼다. 그는 "저희는 바닥의 뜨거운 민심을 안다"며 "호남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한다"고도 말했다.
한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합당 절차를 내주 내에 모두 마무리한다. 국민의당은 8일 오전부터 바른정당과의 합당 결정을 위한 전당원투표를 시작했다. 과반의 찬성표를 얻게 되면 11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합당을 최종 결의하고 13일 통합 전당대회 격인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열어 최종 합당한다.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가장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있다. 전당원투표에 27만1228명의 당원 모두의 참여가 절실히 필요한 때"라며 "한 분도 빠짐없는 참여로 당의 건재함을 보여주고, 모든 국민이 집중하는 흥행의 장을 만들자"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