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다스리는 나라, 총리가 다스리는 나라' 출간 화제

2018-02-21     성기노





합리적인 민주 시민은 저절로 되는 게 아니다!


청소년들에게 정치인은 이제 선망하는 직업에 들지 못한다. 그보다는 연예인이나 프로 운동선수를 꿈꾸고, 현실적으로는 교사나 공무원이 장래희망 1순위다. 


그러나 정치를 이해하는 건 다른 문제다. 아직 어린데 무슨, 할지 모르나 그렇게 속단할 일이 아니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청소년들도 장차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담당해야 할 현대에 살고 있고, 합리적인 민주 시민은 저절로 되는 게 아니라 학습과 함께 성장해 가는 것이니까.  


이 책 《대통령이 다스리는 나라 총리가 다스리는 나라》는 청소년들에게 추상적이고 어려울 수도 있을 정치와 민주주의를 이해하기 쉽게 전한다. 


나라와 정치는 어떤 계기에 생겨났는지, 좋은 정치와 나쁜 정치는 어떻게 다른지, 고대와 중세의 정치는 무엇을 중시했는지, 또 유럽의 시민혁명이 촉발시킨 주권의식, 현대 민주주의의 두 축인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의 비교, 우리나라 정치가 해결해야 할 것들 등을 담고 있다. 


기자 출신의 소설가인 저자가 역사에 근거하면서 현재 시대를 조망해 글을 쓰고, 정치학자(표지 표기)가 감수 도움을 주었다. 


세계에는 민주주의를 시행하는 나라가 많다. 그런데 같은 제도로 정치를 하면서도 결과는 천양지차다. 민주주의가 잘되는 나라가 있고 잘 안 되는 나라가 있다. 


차이는 그 나라 사람들의 정치의식이 만들어 낸다. 그런 만큼 민주주의는 인류가 고안한 가장 덜 나쁜 정치체제일 수는 있어도 완벽한 제도인 것은 아니다. 오죽하면 “정치인이 양심적이기를 바라는 것은 사자가 온순하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 있을까.


이 책은 세상에 최고의 정치제도는 없다고 단언한다. 그 허점을 통치자와 국민들이 얼마나 잘 메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어린 독자들에게 던진다.     


그런 면에서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 온 우리나라의 정치도 학생 눈높이로 진단해 보인다. 경제적 성공 이면에 존재했던 군사정권을 예로 들며 오랜 기간 시민의식을 성숙시킨 유럽과 달리 독재자들이 내세운 ‘위로부터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위험한 것이었는가를 들려준다.


나아가 정파 간의 지나친 다툼에 실망해 정치에 냉소적인 사람들의 태도도 지적한다. 방관하는 정치는 더 나쁜 정치가 되어 국민을 불행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국민이라면 정치에 대한 최소한의 식견과 이해를 갖추어야 한다. 아는 만큼 더 잘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