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 출간

2018-02-21     성기노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2018년 전면 개정판 발행!


‘글’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주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인류의 주된 화두다. 그 말인즉,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선조들 또한 ‘글쓰기’에 깊은 관심을 갖고 천착했다는 의미다. 오늘날에도 글쓰기 책과 각종 특강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모두 천편일률적인 이야기뿐이라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이에 저자 간호윤은 우리 선조들에게 눈을 돌린다. 바로 다산과 연암이 그 주인공이다. 《당신 연암》, 《아름다운 우리 고소설》, 《아! 나는 조선인이다》 등의 활발한 저술 활동으로 자타공인 ‘고전 전문가’인 그는, 고전의 재해석을 통한 현대적 글쓰기에 천착하고 있는 천생 글쟁이다. 하필 왜 다산과 연암이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연암과 다산 선생 말만 발맘발맘 좇으면 되기 때문이다’라고. 특히 ‘생각하고 읽기는 다산에게, 사물 보고 글 쓰는 방법은 연암에게 배운다면 지금보다 글쓰기를 더 잘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고전이라는 말에 독자가 딱딱하게 느끼지 않을까 저이 염려된 그는 최대한 글을 간결하고 재미있게 쓰고자 끊임없이 노력했고 그 결과가 바로 개정판 《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다.


이 책은 심론(心論), 관론(觀論), 독론(讀論), 사론(思論), 서론(書論)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37계다. 한시도 지루할 틈 없도록 다양한 고사, 비유, 작품을 끌어와 설명하고 있어 저자의 말을 ‘발맘발맘’ 좇기만 하면 그걸로 족하다.


다산과 연암부터, 조선 마지막 문장 이건창까지

-글쓰기의 끝은 자기 본분으로 돌아가는 환타본분이다-


책의 제명이 《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고 해서 ‘다산과 연암’ 견해만으로 채워진 책이라 미루어 어림짐작하면 오해다. 고전을 그대로 끌어온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암과 다산 선생 가르침 받되, 위로는 이규보에서 이익, 정조 임금, 박제가는 물론 조선 마지막 문장 이건창까지 여러 글쓰기 선생들께도 무시로 드나들며 도움 청하고 있다. 


다만 다산 선생은 독론과 사론에서, 연암 선생은 관론과 서론에서 이 책 중심을 이끌기에 ‘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는 문패 달았을 뿐이다. 이 책은 37계가 논(論)과 해(解)로 두 번 반복된다. 논에서 1~37계는 각 글쓰기의 처음부터 끝을 다루고 있으며, 해에서는 이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한다. 이론의 나열에만 그치거나, 글쓰기 스킬만을 강조하는 다른 책들과 확연히 다른 이유다. 


다산과 연암, 그리고 저자 간호윤이 이 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하는 부분은 단 하나다. 바로 ‘자기 글 써라’가 그것이다. 자기 본분으로 돌아가라는 환타본분(還他本分)이다. 자신을 담고 있는 글이라야만 비로소 진정성 있는 글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 이 책은 되풀이되는 잔사설을 마다치 않고 ‘내 글쓰기’를 강조한다. 몽당붓 한 자루 들고 글쓰기장에 들어서니 ‘글쓰기에는 딱히 방법이 없다’부터 천 갈래 만 갈래 백가쟁론이 난무한다. 때론 이 방법이, 때론 저 방법이 맞음도 사실이요, 이 방법 저 방법 모두 생판 남남처럼 내외조차 못 하는 경우도 흔하다. 완당 김정희 선생이 “난초 치는 데 법 있어도 안 되고 법 없어도 안 된다(寫蘭有法不可無法亦不可)”라 한 연유도 여기 있다. 바로 ‘내 글쓰기’이기에, ‘내 글쓰기 방법’을 찾아야 해서란 뜻이다.


논(論)과 해(解)의 37계가 끝나면 짤막한 부(附)가 독자를 반긴다. 글쓰기 십계명, 글쓰기 세 걸음,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등 마지막까지 독자 글쓰기를 돕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가 선연하게 보인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책을 읽기 전과 후, 글을 바라보는 시선이 확연히 달라져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모쪼록 이 책에서 글쓰기와 삶에 대한 번개 한 줄기, 천둥 한 소리쯤 보고 들었으면 한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