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명박 정권 '4대천왕'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 20억 인사청탁 수사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리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에는 인사청탁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의혹이 포착되었다.
검찰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74)이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인사청탁과 함께 20억원대를 건넨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08년 2월 전후 이 전 회장이 금융기관장으로 임명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여러 차례에 걸쳐 20억원대의 금품을 건넨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이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48) 등을 통해 이 전 대통령 측에 뇌물성 자금을 건넸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2008년 6월 우리금융 회장에 오른 것이 이러한 청탁의 결과라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이 이를 뇌물로 결론내면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액은 기존에 드러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와 삼성전자의 다스 소송비 대납액을 합쳐 7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권 시절 금융권에는 이른바 '4대 천왕'이라 부르는 금융지주사 회장이 있었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다. 이들이 가진 공통점은 MB와의 인연이었다. 이 가운데에서도 이팔성 회장은 실세 중의 실세로 불렸다.
이명박 정권 시절 금융권에는 이른바 '4대 천왕'이라 부르는 금융지주사 회장이 있었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다. 이들이 가진 공통점은 MB와의 인연이었다. 이 가운데에서도 이팔성 전 회장은 실세 중의 실세로 불렸다.
이 전 회장은 경남 하동 출신으로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67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에 입행한 이 회장은 도쿄지점과 오사카지점, 영업부장, 부산경남본부장 등을 거치며 국제 금융과 영업 부문에서 입지를 넓혀 갔다.
하지만 1999년~2002년에는 한빛증권 대표이사 사장, 2002년~2004년에는 우리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지내며 우리금융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이 아닌 증권 부문에서 일했다.
그러던 이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2002년~2006년)으로 재임했을 당시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2005년~2008년)를 맡으며 그와 인연을 맺었다. 이 전 회장의 '화려한 귀환'은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결정됐다.
2008년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직에 오른 그는 말단 행원에서 시작해 지주사 회장이 된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되며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재임 기간 민영화라는 가장 큰 숙제를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외환위기 이후 12조8천억원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은 우리금융에 대해 정부는 2010~2012년 세 차례에 걸쳐 민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이런 평가와 함께 이번에는 자신의 인사청탁을 위해 금품까지 이 전 대통령측에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업무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이 전 회장은 실패한 인사임이 드러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최근 이팔성 전 회장을 불러 금품을 건넨 경위와 인사청탁 여부를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26일 금품 전달자로 지목된 이주성 전무의 서울 한남동 자택과 삼성전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이 전무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조만간 이 전 대통령의 형이면서 다스의 명목상 대표인 이상은 다스 회장(85)을 불러 조사한 뒤 이르면 다음주 이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금품수수 방식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돈관리를 하던 핵심측근들도 모자라 사위까지 동원해 인사청탁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해 '가족을 동원한 범죄행위'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리가 어디까지 파헤쳐질지, 다음주 그가 검찰에 소환되면 엉뚱한 곳에서 또 다른 비리가 터져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