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을 재보궐, '배현진 박종진' 정치 초보들의 뜬금없는 대결

2018-03-08     성기노




MBC에 사표를 제출한 배현진 기자가 9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고, 서울 송파을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현진 기자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고, 재보궐 지역인 송파을에 출마하게 되면 해당지역에 후보등록을 한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전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 메인앵커)와 경쟁하게 된다.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는 8일 “방송인 후배가 온다고 하니까 너무 반갑다”며 “선의의 경쟁, 페어플레이를 함께 할 수 있는 신선한 후보가 나온다는 것에 대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배현진 기자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송파을 전략공천 대상자가 될 것이라는 것을 8일 새벽에 들었다고 한다. 박 후보는 “배현진 기자가 송파을로 올 것이라는 이야기는 계속 돌았고, 8일 새벽에 확정됐다고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배현진 기자와 경쟁하게 된 것이 반갑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특히 배 기자는 저와 같이 방송 파트에서 일한 후배라, 더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사실 정치를 오래한 분과 경쟁하게 되면 페어플레이를 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전했다.


박 후보는 “저는 정치 쪽에서 ‘새내기’ 즉 신참이고 배현진 기자도 신참인데 함께 같은 입장에서 경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배현진 기자가 이 지역에 살았는지, 얼마나 연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열심히 뛰었으면 좋겠다”며 “저의 경우는 그동안 누가 오든지 상관없을 정도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1년 동안 열심히 듣고 다녔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재보궐 지역은 어떤 당이든 꼭 이겨야 하기에, 전략공천을 할 수 밖에 없다”며 “바른미래당에서 저에게 올인(All-in)을 하고, 자유한국당에서는 배현진에게 올인을 할 것이다. 열심히 뛰어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전했다.


박종진 전 앵커는 매일방송 MBN을 거쳐 채널A에서 '박종진의 쾌도난마' 등 간판 프로그램을 통해 입지를 다졌다. 그는 tvN 예능프로그램 '곽승준의 쿨까당 -풍자와 비판 사이 그 어디쯤? 지금은 폴리테인먼트 시대' 편에서 종편채널이 시작될 때 정치적인 발언으로 방송국에서 잘렸지만 '박종진의 쾌도난마' 로 전화위복이 됐다고 말했을 정도다.





박종진 전 앵커는 지난 2014년 채널A를 퇴사, 프리랜서 선언을 했다. 당시 그는 "정치권에 나갈 생각은 결코 없다"며 "이제부터는 방송에만 전념하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그러나 3년 뒤인 지난 해 바른정당에 입당, 송파을 당협위원장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박종진 후보는 지난 2012년 ‘쾌도난마’ 공개 방송에서 “난 말이 어눌한 편이다. 매끄럽게 쉼 없이 말하지 못한다. 숨 쉬는 것도 길어서 한 마디하고 많이 쉬다 보니 불규칙한 바운드의 목소리 높낮이와 길이 때문에 시청자가 재미있어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내 입으로 말하기 그렇지만 눈빛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박종진 후보는 앵커계 유재석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앵커계의 유재석? 앞으로도 겸손하고 솔직한 앵커로 남고 싶다. 겸손하고 솔직하면서도 철학 있는 앵커”라는 꿈을 드러내기도 했다.


배현진 기자의 갑작스런 재보궐 선거 출마에 여의도 정가에서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높다. 박종진 후보도 방송 앵커 경력이 전부인 것을 감안하면, 함량미달이라는 지적도 많다.


아직도 정치권은 방송 등에서 인지도가 있는 ‘인물’이나 ‘이미지’ 위주로 공천하는 관행이 여야 할 것 없이 퍼져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낙마에서 보듯이 이제는 정치적 자질은 전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외관으로만 승부하는 시대는 종언을 고하고 있다. 뜬금없는 배현진 박종진 출마에 허탈한 웃음을 짓는 국민들도 많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