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하석, 시진핑 상석...자리배치 차별로 외교결례 논란 부른 중국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방중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면담할 때 자리 배치가 외교 결례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12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뤄진 면담에서 시 주석은 테이블 중앙 상석에 앉았다. 그러나 정 실장은 그보다 격이 떨어지는 하석에 앉아 외견상 시 주석 주재의 업무회의에 참석한 모양새가 됐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특사 자격으로 방중했을 때와 똑같은 자리 배치였다. 당시에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던 때라 시 주석이 한국의 대통령을 고의적으로 하대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 주석과 정 실장의 면담 모양새는 지난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특사단이 만났을 당시 모습과도 확연히 달랐다.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정 실장을 접견한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을 자신과 대등한 위치에 앉혔다.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을 때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또 시 주석이 지난해 5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친서를 가지고 방중한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 일행과 면담할 때의 자리 배치와도 대조된다. 당시 시 주석은 니카이 간사장과 서로 대등한 위치에서 마주 앉은 채 면담을 진행했다.
중국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의 성사과정에 자신들이 배제된 '차이나 패싱'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의 자리 배치는 그런 불만을 반영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국가의 의전관례를 무시하고 시진핑 주석이 주재하는 회의에 우리 대표단이 마치 보고를 하는 듯한 '연출'을 한 것은 국가 간 평등 외교를 무시하는 무례한 태도라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