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월북, 거수 경례, 단체 사진...남북정상회담서 예정에 없던 세 가지
1953년 6.25 전쟁 종전 이래 처음으로 북한의 지도자가 남쪽땅을 밟았다. 실로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분단된 한민족의 역사가 새롭게 쓰여지는 순간이었다. 급변하는 동북아의 질서에 적응하지 못했던 선조들은 결국 내전의 피를 흘렸지만 이제는 그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역사를 이뤄나갈 역사적인 출발점에 섰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맞이해 예정에 없던 세 가지 모습을 연출했다. 문 대통령의 깜짝 월북과 북한 군부의 거수 경례 그리고 정상회담 수행단의 단체 사진이다. 사전 시나리오에서 벗어난 것으로 친밀감을 더욱 노출했다는 평가다. 회담 성과 역시 긍정적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28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6·25 전쟁 후 처음으로 남한에 내려온 북한 지도자인 김 국무위원장을 맞이했다. 환한 미소와 힘찬 악수를 나눈 두 정상은 북측 판문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여기까진 시나리오 그대로였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이끌고 군사분계선을 ‘깡총’ 넘어 북으로 갔다. 북에서 남측 판문각을 배경으로 약 10초간 사진을 찍었다. 이로 인해 문 대통령은 전임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로 북에 다녀온 대통령이 됐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손을 잡고 다시 남쪽으로 넘어왔다. TV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국가보안법 위반은 아니겠지’ ‘월경이냐 월북이냐’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북한 리명수 군참모장과 박영식 인민무력상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한 장면도 파격이다. 정복을 입은 군인은 실외에서 거수 경례로 인사하는 게 원칙이지만, 남북 군인은 아직 정전 상태이기 때문에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우리측 정경두 합참의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거수경례하지 않았고 악수만 건넸다. 반면 우리식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리명수 군참모장은 문 대통령에게 거수 경례후 악수를 했다. 옆에 있던 박영식 인민무력상도 마찬가지 거수경례 모습을 연출했다.
단체 사진 촬영도 돌발 제안으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북측 수행단과 우리측 수행단에게 함께 사진을 찍자고 말했다. 북측 수행단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 최휘 리수용 북한 노동당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구성됐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