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만나면 홍준표 욕부터...선거운동 할 수가 없다” 한국당, 홍 대표 사퇴론 분출
“현장에서 시민들을 만나면 홍준표 대표 욕부터 하니깐 선거운동을 할 수가 없다.”
자유한국당 모 광역단체자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는 30일 한숨을 쉬었다. 안그래도 좋지않았던 선거판세가 홍 대표 막말로 더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 내부에선 ‘홍준표 사퇴론’이 공개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대전시장 박성효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지금 대표님은 백의를 입고 종군해야 한다”고 사퇴론을 제기했다. 이어 “정우택 의원의 진정어린 충정을 개소리로 치부하는 대표님의 참을 수 없는 입의 가벼움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며 “이 소리를 들은 충청인 모두는 과거 ‘핫바지’로 비하된 처참함 그 이상으로 모멸감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전날 “지도부는 끝없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당 지지율과 선거전략 부재의 책임을 지고 환골탈태해 백의종군 자세로 헌신할 것을 호소한다”고 비판한 정우택 의원에 대해 홍 대표가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갈 것”이라는 거친 언어로 반박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지방선거 후보들 사이에선 이대로가면 공멸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격전지로 여겨졌던 PK(부산·경남)은 확연한 열세로 돌아섰고, 안마당으로 여겼던 TK(대구·경북)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홍 대표가 물러나야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영남 지역 의원은 “홍 대표만 물러나도 지지율이 10%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희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홍 대표가 뒤로 빠지고 다른 인물로 채워진 선거대책위원회가 선거를 치르면 적어도 10% 이상 표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모두가 합심해야 할 때에 지도부 흠집이나 내는 행태는 어제 오늘 있었던 일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도 페이스북에 “선거가 보름남짓 남은 시점에 지도부 사퇴를 주장하는 이유는 지방선거 망하기를 바라며 차기 당권 선점을 위한 명분쌓기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라며 “참 얄팍하다”고 거들었다.
현재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비토론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당 대표 때문에 유세를 못하겠다는 불만이 터져나온 건 사상 유례가 없는 것이다. "제발 지원유세 오지 말아달라"는 아우성이 전국에서 들리고 있다. 그럼에도 홍 대표는 굳건한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이는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지키려는 것이 아니라 선거 뒤 터져나올 책임론을 피하기 위한 명분쌓기용일 뿐이다.
영남만 사수하면 홍준표 대표는 대안 부재론을 내세우며 또 다시 정치적 신임을 받으려 할 것이고, 21대 총선까지 연명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든 대선이든 선거는 뒷전이고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생명 연장만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치는 사람이 현재의 제 1야당 대표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