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지금은 좌파광풍 시대"...정치생명 연장하려 억지주장 도 넘어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페이스북 정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매일 3∼4개의 글을 올리며 각종 정국 현안이나 시중 의제에 자기 견해를 적극적으로 내놓아 사실상 정치활동을 재개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홍 전 대표는 21일 페이스북 글에서 "사회적으로 책임이 있는 자리에서 무상불륜을 하고 형수에게 입에 담지도 못할 쌍욕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고, 비서의 신세를 망쳐 놓고도 무죄를 받는 좌파광풍 시대"라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은유하며 현시기의 성격을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는 또 "베트남 매춘 혐의도 유야무야 시킬 수 있었고, 악령의 주인공은 가장 최근에 미투 운동으로 드러났으며, 마약사범이 혼외자를 낳아도 추앙받을 수 있는 탁월한 능력들을 갖고 있다"며 진보진영 일부 정치인과 문인들을 새삼 '저격'했다.
홍 전 대표는 "위선과 가식으로 국민들을 일시적으로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속이지는 못한다"며 "저승에 가면 자기의 죄를 비춰주는 거울이 있다고 한다. 염라대왕 앞에서도 위선과 가식이 통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전사는 못되더라도 용사는 돼야 하는데, 가진 것이 많고 죄가 많아서인지 머뭇거리고 뒷걸음치고 내부 총질에만 전념하면서 마치 그것이 개혁인 양 행세하는 보수 우파 인사들을 보면 측은하기조차 하다"고도 했다.
그는 "그래서 지금의 좌파광풍 시대를 초래한 것이다. 두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고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자신이 보수 우파라고 생각되면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라도 좌파들의 투쟁 방식을 배워야 한다"며 "폐족이었던 그들이 어떻게 살아나서 집권했는지 철저하게 연구하고 벤치마킹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문일침이라는 말이 있다”며 “중국 주나라 왕이 공자의 바른 말을 듣고 정수리에 침을 맞은 것처럼 식은 땀이 나고 등골이 서늘했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그런데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이 말을 독설로 자주 표현한다. 독설은 남을 사납게 비방하여 해치는 아주 나쁜 말을 의미한다”라며 “쯔쯔쯔. 정문일침과 독설도 구분 못하는 사람들이 이 나라 일부 기자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기자들은 글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참 한심하다”며 “독설과 정문일침의 뜻을 알았으면 앞으로는 잘 구분해서 쓰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의 이같은 언급은 시국과 정세 등에 대한 자신의 각종 발언은 독설이 아닌 정문일침인데, 그것을 독설이라고 표현한 언론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그는 “2008년 4월 이명박 정권 초기 광우병 사태때 좌파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광우병 덩어리라고 하면서 반미 운동을 광우병으로 상징 조작을 하여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트렸고, MB를 쥐박이라고 조롱하면서 정권 내내 이미지 조작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2016년 10월 박근혜 정권때는 박근혜를 머리가 텅빈 닭근혜라고 상징 조작을 하면서 세월호 7시간 동안 불륜을 저질렀네 하는 등 온갖 추잡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박근혜를 몹쓸 여자로 만들어 탄핵하고 구속했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글 3건을 올려 "좌파들의 이미지 조작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고 주장하고는 지난 대선 당시 과거 자서전에 쓴 '돼지 발정제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일을 거론하며 "46년 전 같은 하숙집에서 다른 대학 학생들을 말리지 못해서 참회한다고 쓴 것인데 내가 성범죄를 저지른 것인 양 몰아세웠고, 그것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짓으로 정치를 하면 종국에 가서는 거짓이 탄로 나 스스로 몰락하게 된다"며 "좌파들이 위선으로 나라를 끌고 가고 있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사필귀정이라는 옛말이 헛된 말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때가 반드시 올 것이다"라고 밝혔다.
홍 전 대표의 이런 공세적인 태도는 자유한국당이 혁신 과정에서 자신을 '구악'으로 규정해 정치권에서 내쫓으려 하는 데 대한 반발과 저항을 하고 있다. 오로지 자신의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이미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민들의 심판을 받은 전 정권 심판론마저 부정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태극기부대를 위시한 일부 세력이 홍 전 대표의 주장에 동조를 하고 있다. 하지만 궤멸상태에 빠진 보수층이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받기 위해선 합리적인 성향의 중도보수층 지지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의 최근 억지스런 주장은 오로지 극히 일부의 극단적인 우익성향 지지층 결집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때 국정 운영의 파트너였고, 대선까지 출마한 정치인의 정치행보 치고는 이기적이고 치졸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당분간 자신의 이미지를 핍박받는 대선주자로 프레이밍해서 자유한국당의 쇄신 갈등의 틈새를 노려 복당을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