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혜경궁 김씨'는 김혜경씨 본인 맞다"...이재명의 과거 해명 어땠나?

2018-11-17     성기노




경찰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하 발언 등으로 논란이 된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hkkim)'트위터 계정주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라고 밝혔다.


사정 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경기 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것을 지휘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고 추후 법정 공방이 예상되는 점을 고려해 세부적인 판단 결과는 언론에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검찰의) 송치 지휘에 따라 19일쯤 김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 결과와 시민 고발인단의 고발 내용 등을 종합해보면, 김씨는 올해 4월 경기지사 민주당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의 트위터 계정을 사용하며 '전해철 전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2006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취업과정에서 특혜를 얻었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도 있다. 이 계정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비하한 내용도 담겨 있어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경찰은 그간 고발인단의 고발 접수 후 계정의 소유주가 누구인지 찾기 위해 트위터에 올라온 해당 계정의 글 4만여건의 글을 전수 분석했다. 이중 이 트위터에 글이나 사진이 올라온 직전과 직후 같은 사진이 김씨의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사실을 다수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과 경찰은 김씨와 해당 트위터 계정주가 동일인이 아니고서는 우연히 일어난 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사례 중 하나가 지난 2014년 1월 15일 오후 10시 40분 김씨가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이 지사의 대학입학 사진이다. 이 사진은 김씨가 자신의 카카오스토리에 사진을 올린 지 10분 뒤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 같은 사진이 올라왔다. 또 10분 뒤 이 지사도 자신의 트위터에 같은 사진을 올렸다. 카카오스토리는 트위터와 달리 자신이 친구 관계를 맺은 사이에서만 사진과 글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체계다.


당시 일부 네티즌들은 “(이 지사의 대학입학 사진이) 어떻게 이 지사 트위터보다 '혜경궁 김씨'트위터에 먼저 올라오나.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했었다. 당시 이 지사측은 “김씨가 카카오스토리에 먼저 올린 것을 혜경궁 김씨가 보고 올린 것”이라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경찰과 검찰 수사 결과 이 외에도 김씨의 카카오스토리와 혜경궁 김씨 계정 사이에 동일인이 아니면 우연이라고 설명 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내용이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4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당시 예비후보는 '정의를 위하여'(@08__hkkim)가 자신의 아내 김혜경씨가 아니냐는 의혹 제기에 대해 "저의 아내는 블러그나 트위터 페이스북은 물론 인스타그램 같은 SNS 계정이 없고 하지도 않습니다. 이것이 팩트의 전부"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제 아내에 대한 인신공격을 멈춰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금 인터넷과 SNS상에서 제 아내를 향한 허위사실에 근거한 도넘은 인신공격과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습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 때문에 고생은 많이 했지만 아내는 자기 이니셜을 넣은 익명계정을 만들어 누군가를 험하게 비방할만큼 바보도 나쁜 사람도 아닙니다"라며 "익명의 공간에서 아무 관련없는 계정에 ‘혜경궁김씨’라는 없던 이름까지 붙여가며 공격하는 것을 이제 멈춰주십시오. 아내가 몹시 힘들어합니다"라고 호소했다 .


그는 그러면서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위해 유세며 봉사며 힘든 상황에도 자기가 더 할 것 없냐고 물었던 아내입니다"라며 "대선승리에 누구보다 기뻐했고, 문재인정부를 응원하며 농반진반으로 ‘당신보다 더 낫네’라며 만족해 하던, 김정숙여사님 초청으로 청와대를 다녀온 후 여사님 칭찬을 지겨울 정도로 늘어놓던 평범한 아내입니다. 그런 아내를 한순간에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문대통령님과 부부와 민주당을 저질스럽게 공격하는’ 파렴치한 이중인격자로 몰다니..."라고 개탄했다.


그는 "비판하고 공격할 일이 있다면 저에게 해주십시오. 저는 공인이고 비판 공격도 경쟁의 일부이니 제가 감당할 몫입니다"라며 "그러나 아내는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의 성공을 바라며 나름 최선을 다한 평범한 당원이자 국민의 한사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촛불혁명으로 ‘완전히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경쟁도 촛불혁명에 걸맞는 아름다운 것이라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며 "지지든 반대든 우리는 경쟁하지만 결국 함께 가야할 이 나라의 국민이고 이웃이고 동료들입니다. 어떤 비난도 공격도 제가 모두 감수할 테니, 아내는 끌어들이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는 당부로 글을 끝맺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8일 부인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주인이라는 혐의와 관련해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또 다시 해명을 해 주목을 받았다.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은 이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것"이라며 "진실보다 이재명 부부 망신주기가 그들에겐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편 대신 경선 승자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위해 혼신을 다 한 김혜경을 '경선 때 문재인 후보를 비난했다'는 황당 죄목으로 고발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내의 이니셜과 같다는 이유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고 김정숙 특보 애칭으로 광주와 유세장을 오가며 선거운동을 돕고, 세월호가 안타까워 가슴 쥐어뜯다 팽목항 봉사를 다니던 아내를 '반노반문'으로 모는 마녀사냥은 지금도 계속 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에 'hkkim(김ㅎㄱ)'은 수만일 것이고 '08hkkim'과 같은 사람이 쓴 '09khkim'은 이니셜조차 다르다"며 "아내는 'hk'가 아니라 'hg'를 쓴다"고 했다.


이 지사는 또 '여배우 스캔들'을 제기한 김영환 전 의원과 여배우 김부선씨를 고발한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경찰의 수사와 관련해 "답정너"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국가권력을 사적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최악의 적폐"라며 "촛불정부 경찰 전체에 누 끼치는 일부 경찰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혜경궁 김씨'로 활약한 김혜경의 악의적 댓글의 죄질이 상당히 나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이면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거나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 취업의혹까지 건드리는 등 상상밖의 악성 댓글을 달았다는 점에서 민주당 지지층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더구나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난 4월 해명도 새빨간 거짓말일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김혜경씨에 대한 검찰의 기소와는 또 다른 문제다. 공직자의 가장 큰 덕목이 바로 진실성이다. 비록 가족문제이긴 하지만 이렇게 거짓해명을 너무도 태연하게 한다는 것은, 그가 공직을 수행하면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개연성이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평소 자신의 이익만 좇아 주변상황을 안일하게 인식하고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의 공적 도덕성은 과연 어떻겠는가. 이재명-김혜경 부부의 위선적인 이중행각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사는 경찰 수사결과에 대해 "경찰이 정치를 했다. 지록위마"라며 강력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김혜경씨 측 나승철 변호사도 이에 대해 “경찰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쏙 배고 추론만으로 결론 내린 것”이라며 “경찰이 주장한 내용 중에 직접적인 증거가 무엇이 있느냐”고 반박했다.


경찰은 2014년 1월 15일 오후 10시40분 김씨가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이 지사의 대학 입학 사진에 주목했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 약 10분 뒤 같은 사진이 올라왔던 것. 다시 10분 뒤 이 지사도 자신의 트위터에 동일한 사진을 올렸다. 이처럼 혜경궁 김씨 소유주와 김씨가 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발생하기 어려운 우연이 다수 포착됐다고 한다.그러나 나 변호사는 “김씨가 올린 사진을 혜경궁 김씨가 다운받아 게시했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김씨 측이 경찰의 수사 결과를 반박하는 가장 핵심적 증거는 이른바 ‘김창완 대화’다. 이 지사와 김씨는 2015년 5월 10일 열린 가수 김창완의 콘서트에 갔다. 이 지사는 이후 새벽 1시쯤 김창완 콘서트를 언급한 혜경궁 김씨의 트윗에 답글을 남겼다. 나 변호사는 “부부가 콘서트에 대한 말을 트위터로 새벽 1시에 주고받는 게 말이 되냐”고 했다.


혜경궁 김씨 논란은 지난 4월 6·13 지방선거에 앞서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 지사가 경기도지사 후보 자리를 두고 당내 경선을 벌이던 과정에서 불거졌다. 전 의원이 자신에 대한 악의적인 글을 올렸다며 혜경궁 김씨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고, 이후 경찰에 이첩됐다.


전 의원은 지난달 고발을 취하했지만, 이정렬 변호사가 시민들의 의뢰를 받아 이 지사 부부를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고발한 사건은 남아있었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