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같이 드론 날릴까?"

2016-02-22     김임수


▲ 어느 날, 드론이 내 앞에 다가왔다(사진=미국 드라마 `Parks and Recreation` 중에서).



하늘을 날고 싶어요.”



2007년 가수 김건모는 자신의 꿈을 묻는 무릎팍도사강호동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평생 배우로 남고 싶다거나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는 다른 이들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대답이었다. 당시 많은 이들이 김건모의 방송 태도를 거론했지만 나는 어쩐지 그 말이 참 신선하게 다가왔다.


나에게도 하늘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초등학교 때 누군가 꿈을 물으면 우주비행사라고 대답했다. 선생님들은 열심히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거야라고 응답하곤 했다. 거짓말이었다. 당시는 한국우주인육성 관련 사업이 없었고 러시아우주방위군과의 업무협약도 맺어지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꿈은 사라졌고, 내 인생은 어쩐지 시시해졌다.


스무살이 넘어 처음 비행기를 타던 설렘도 잠깐일 뿐, 이제 비행기는 수송의 목적으로만 유효하다. 하지만 드론이라면 어떨까. 언젠가부터 드론에 대한 기사에 눈길이 갔다. 구글이 드론으로 인터넷 신호를 쏘는 실험을 준비 중이라거나 페이스북에서 드론 개발업체를 인수했다거나 아마존 드론 배송이 곧 시작될 것이라는 등이었다. IS 서열 2인자가 미국 드론 공습으로 사망했고, 와지리스탄 민간인 수백명 또한 드론으로 죽었다는 외신도 있었다.


우리 정부에서는 드론을 새로운 육성 사업으로 거론하며 각종 규제완화책을 약속하고 있다. 드론에 관한 막연한 관심을 좀 더 구체화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새해가 되면 꼭 연을 날리던 민족이 아니던가. 벗이나 연인에게 우리 콜드 플레이 들으면서 드론 날리러 가지 않을래?"라고 제안하는 상상, 나만 즐거운가.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일단 실용서적을 한 권 구입했다. 기자 생활을 하다 드론이 천직이라는 생각에 직업을 바꾼 이승경 씨가 쓴 입문서다. 이승경 씨는 입문용 드론을 구입할 때 1. 구입목적 2. 비행장소 3. 예산 세 가지를 고려할 것을 조언했다. 이것저것 비교해 본 결과 세 가지 모델이 최종적으로 눈에 들었다.




▲ syma X5C



그중 중국의 symaX5C국민드론이라고 불릴 만큼 인기가 좋다. 가격(4만원대)대비 성능은 우수하지만 야외에서 날릴 경우 바람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고장 시 부품 조달이 어려워 A/S가 불편한 점이 있다. 본체는 약 31로 제법 크다.



▲ Cheersont CX-10A



'씨텐아'로 불리는 CheersontCX-10A는 초미니 드론이다. 귀엽고 가격 역시 저렴(4~6)해 초보 입문자용이라 장난감용으로 부쩍 인기가 많다. 하지만 초미니 드론은 기체가 가볍고 출력이 높아 의도대로 조종하기가 쉽지 않은 단점이 있다. 비행시간도 5분 내외로 짧다.



▲ 국산드론 Xtrone





국산드론도 있다. 바이로봇사의 드론파이터와 주니랩의 Xteone, 이중 Xtrone은 조종기 대신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조정이 가능하다. 배터리 2개를 번갈아 사용하며 좀 더 길게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의 선택은 Xtrone이었다. 내가 사는 용산은 드론을 날릴 수 없는 지역이기에 실내용으로 적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만원 미만 예산에 국산이라 A/S가 수월하다는 점도 고려했다. 비행하는 동영상들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어떻게 작동해도 동영상처럼 멋지게 날기는커녕 벽에 부딪혀 떨어지기 일쑤였다. 구입 첫날 고장 내 버리는 것은 아닐까 싶어 결국 그대로 둔 상태다. 나는 언제쯤 DJI 프로패셔널3를 날려볼 수 있을까. 이 역시 반짝 흥미를 느끼다 중도포기하게 되는 것일까. 아무래도 드론 좀 날려본 무림고수들의 도움이 필요할 듯하다.


김임수 에디터 rock@featuring.co.kr


*참고자료 : '무한상상 diy 드론 A to Z/앤써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