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무지 극복'을 위한 피처링 3분 속성 과외
'대세 걸그룹' AOA가 컴백과 함께 '역사 무지 논란'으로 부침을 겪고 있습니다. 한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 근현대사 주요 인물을 알아보지 못하고 허둥지둥한 모습을 그대로 노출한 것입니다.
특히 리더 지민은 안중근 의사 얼굴을 보고 "안창호 맞아요?" "긴도깡(김두한의 일본식 발음)?"이라고 말해 더웃 뭇매를 맞았습니다. 역사에 무지한 것은 둘째치고 장난스러운 언행에 시청자의 눈살이 찌푸려진 것이겠지요.
일견 뜨끔합니다. 역사에 '무지'한 것은 비단 AOA 멤버뿐일까요? 김구 선생의 지시를 받아 의거를 감행한 것은 안중근 의사인가, 윤봉길 의사인가? 윤봉길 의사가 도시락 폭탄을 던진 것은 하얼빈인가, 상하이인가? 우리는 얼마나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까요?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겠죠. 헷갈리시는 분들은 '피처링'에서 한 번 복습해 보시죠.
Step1. 안중근·윤봉길·안창호 구분하기.

"Корея! Ура! Корея! Ура! (대한제국 만세!)"
안중근 의사가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외친 말입니다.
그가 '도마 안중근'으로도 불리는 것은 가톨릭 세례명이 토마스였기 때문입니다.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서 안중근을 '안씨 집안의 총 잘쏘는 청년'으로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이토 히로부미 저격 이듬해 2월 14일, 사형 선고를 받은 안중근 의사는 3월 26일 사형당해 중국 뤼순 감옥 인근에 묻힌걸로 추정됩니다. 유해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다음은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와 더불어 일제 고위급 인사를 제거하는 데 성공한 몇 안 되는 의거자입니다.
윤봉길 의사하면 역시 '도시락 폭탄', 1932년 4월 29일, 김구의 주관 하에 '상하이 홍커우공원'에 잠입해 폭탄을 투척, 일본군 고위 간부들을 사살하였습니다. 알려진 것과 다르게 그가 일본군에 던진 것은 '물통 폭탄'이며 '도시락 폭탄'은 자결용으로 들고 갔지만 불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거사 직후 현장에서 잡힌 윤봉길 의사는 1932년 12월 19일 총살당하였습니다.

교육계 독립운동가의 산증인인 도산 안창호 선생.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기도 했습니다. 이후 “안창호 씨”라고 지칭해 구설에 올랐던 것은 안 비밀.
안창호 선생은 1909년 이토 히로부미 저격 사건에 관련되었다는 혐의 때문에 곤욕을 치른 이후 미국으로 망명합니다. 1919년 3·1 운동 직후 상하이 임시정부 조직에 참가하여 내무총장·국무총리대리·노동총장 등을 역임하며 '독립신문'을 창간하기도 했습니다.
1973년 서울 도산공원에 부인 이혜련 여사와 함께 합장되었습니다. 안창호 선생 아들 안필립(필립 안)은 미국에서 배우로 크게 성공해 헐리우드 별들의 거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앞서 세 사람은 모두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에 추서되었습니다.
Step 2. 의사와 열사 구별하기
왜 안중근은 의사이고, 유관순은 열사일까요? 의거에 실패한 이봉창은 왜 열사가 아닌 의사로 부를까요?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의거에 실패하면 열사, 성공하면 의사 이렇게 외우기도 했었는데, 정확한 뜻은 다음과 같습니다.
의사 : 무력(武力)으로써 항거하여 의롭게 죽은 사람.
열사 : 맨몸으로써 저항하여 자신의 지조를 나타내는 사람.
즉, 무력을 사용하였느냐, 그 외의 방법으로 싸웠느냐로 나눠볼 수 있겠습니다. 때문에 3.1 독립운동 당시 군중에 태극기를 나눠준 '유관순 누나'는 열사, 윤동주 시인과 함께 일본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옥사한 송몽규 역시 열사라 지칭합니다.
87년 6월, 민주화 투쟁을 하다 목숨을 잃은 연세대 학생 이한열 역시 열사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Step3. 여기까지는 다 알고 있으셨다고요? 그렇다면 2012년 국가직 7급 기출문제에 도전해 보시죠.
Q. 다음의 독립투쟁을 일으킨 인물과 당시 소속단체가 일치하지 않는 것은?
ㄱ. 조선총독부에 폭탄을 던진 다음 수십 겹의 포위망을 뚫고 중국으로 탈출하여, 이듬해 중국 상하이에서 일본 육군대장을 저격하였다.
ㄴ. 조선총독의 마차를 겨냥하고 영국제 수류탄을 던져 총독부 요인과 관리들에게 큰 부상을 입혔다.
ㄷ. 동양척식주식회사에 들어가 폭탄을 투척하였으나, 터지지 않자 권총으로 일본 간부를 사살하고 경찰과 시가전을 벌였다.
ㄹ. 도쿄에서 황궁으로 들어가는 이중교에 폭탄을 던져 일제에게 두려움을 안겨 주었다.
① ㄱ : 김익상 - 의열단
② ㄴ : 강우규 - 노인(동맹)단
③ ㄷ : 나석주 - 의열단
④ ㄹ : 이봉창 - 한인애국단
정답은 몇 번일까요?
전 더 공부해야겠네요.
김임수 에디터 rock@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