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우울증, 3대 걸쳐 유전적 영향 feat. 뭐야?모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우울증은 유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뉴욕주립 정신의학연구소의 미르나 와이스만 박사는 부모가 우울증이면 자녀에게 우울증이 나타날 위험이 2배, 부모와 조부모가 모두 우울증이면 3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청소년 251명(평균연령 18세)과 이들의 부모, 조부모의 우울증 병력을 조사한 결과였습니다.
이들은 우울증뿐만 아니라 약물중독, 자살시도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욕 주커 힐사이드 병원 청소년 정신의학 전문의 빅토 포르나리 박사는 부모만이 아니라 조부모까지 3대에 걸친 우울증 가족력을 조사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 결과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뉴욕 뇌-행동연구재단의 제프리 보렌스타인 박사는 우울증 가족력이 있다고 해서 꼭 우울증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우울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물론 반대되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지난 3월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의과대학원 연구진은 우울증이 유전자보다 환경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를 내놨습니다.
연구진은 유전적으로 우울한 쥐의 행동이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지를 실험했는데 이를 위해 33세대에 걸쳐 우울한 행동을 보여 왔던 실험쥐를 한 달 동안 넓은 공간에서 생활하게 했습니다.
쥐가 자신의 몸을 숨기고 기어오를만한 공간을 만들어주고 물어뜯고 놀 수 있는 장난감도 배치했습니다.
쥐를 위한 '디즈니랜드'에서 심리치료를 한 것인데 이곳에서 생활한 쥐의 우울한 행동은 한 달 만에 극적으로 줄었습니다.
이어 연구진은 쥐의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 쥐를 물탱크 안에 집어넣었습니다.
우울한 쥐는 보통 물에서 탈출하기를 포기하고 물 위에 그저 떠 있기 때문에 물탱크 안에서 쥐의 행동은 우울증을 판단하는 지표가 됩니다.
그러나 실험쥐는 우울한 행동이 아닌 탈출구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탱크 주변을 수영했습니다.
다음으로 연구진은 원래 우울하지 않았던 보통 쥐의 행동이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지도 실험했습니다.
보통 쥐를 2주 동안 하루에 2시간씩 움직이지 못하도록 결박하는 등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을 만들고 물탱크에 쥐를 넣었습니다.
그러자 쥐는 그저 물 위에 떠있기만 했습니다. 우울행동을 보인 것이죠.
해당 실험쥐는 피검사를 통한 우울증 진단에서도 원래 우울증을 보이지 않다가 나중에는 원래 유전적으로 우울한 쥐 수준의 우울증을 보였습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자신이 가족력 때문에 선천적으로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고 생각했던 이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구를 이끈 미 노스웨스턴 의과대학 정신의학 행동과학과 노스에바 레디 교수는 "쥐가 그랬던 것처럼 사람도 완전히 유전적인 요인만으로 우울한 것은 아니다"며 "쥐의 우울증을 치료했으면, 인간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연구는 유전적 요인으로 인한 우울증과 환경적 영향으로 인한 우울증이 다른 분자학적 경로를 겪는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우울증을 진단하는 피 검사에서 유전적으로 우울한 쥐와 환경적 요인 때문에 우울한 쥐는 완전히 다른 지표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이것이 유전과 환경 두 가지 타입의 우울증을 치료하는 약이나 치료법을 더 정확히 개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민정 에디터 pop@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