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입원했나요??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카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과로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청와대도 사실확인에 나서는 등 소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사모의 한 회원은 지난 12월 15일 박사모 카페에 ‘(속보) 박 대통령 과로로 입원함’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박 대통령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알렸다. 이후 유사한 글이 박사모 카페에 계속 올라오고 있어 마치 사실인양 유포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댓글 가운데에는 ‘근거있는 사실인가 확인바랍니다’ ‘아니랍니다. 좌파 애덜이 올렸답니다’ ‘유언비어에 속으면 안된다. 청와대 대변인 외에는 믿을 가치가 없다’는 등의 부정적 글도 있어 일단 사실이 아닌 쪽으로 굳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월 10일 청와대를 방문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순실 정국이 터지고 처음으로 재개한 정상외교였다.
또한 관련 글에는 ‘<속보> 박근혜 대통령 중환자실 입원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이라는 내용이 담겨있지만 실제 병원에 입원했는지 여부를 증명하는 내용은 전혀 없어 유언비어일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서도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박 대통령에 대한 동정여론을 조장하기 위한 썰로 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청와대에서는 ‘인터넷에 대통령 입원설 도는 거 안다. 찌라시 수준도 안 되는 말이다. 박 대통령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다. 산책도 한 것으로 안다’라고 해명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향후 박 대통령의 건강이나 신변과 관련해 탄핵정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지의 여부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윤창중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제목의 칼럼을 올렸다. 그는 “현대정치사에서 나는 국민적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아이콘’에서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아 추락하는 극적인 과정을 겪은, 손가락을 꼽을 수 있는 몇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를 떠나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지금 겪고 있는 시련의 깊이와 넓이에 대해 통감하고 있다”며 자신의 성추행 추문 후유증과 박 대통령의 탄핵 후유증을 동일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쯤 극심한 ‘자기혐오’에 시달리고 있다. 내가 감히 진단하건대 지금 정신과적 전문 치료를 받고도 남을 상태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아무리 젊은 나이에 비참한 서거를 겪으면서 내공을 쌓았다 해도 그것은 자신이 당한 비극은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 겪어가고 있는 시련은 새로운 고통이다. ‘자기혐오’ 단계에 이어 찾아오는 것이 자살충동이다. 어떤 절망적 상황이 온다 해도 자살은 결코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내리고 하루에도 수 십 번 넘게 찾아오는 자살에 대한 유혹은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소추를 당하기 전인 지난 12월 1일 대구 서문시장을 '10분' 방문해 그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윤창중이 공개적으로 자신의 경험을 통해 박 대통령의 신변에 대해 우려 또는 경고를 하는 것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대통령의 건강이나 신변 등에 관해 말초적이고 편향된 글을 통해 탄핵 정국을 호도시킬 수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최근 박사모나 윤창중 등 ‘친 박근혜’ 세력은 대통령의 건강 등 여론의 동정심을 자아낼 수 있는 언행을 수시로 보이고 있다. ‘인간적으로 불쌍하다’는 것이다. 지지세력들이 '연약한 여인'의 건강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범죄의 유해성과 그에 대한 책임을 희석시켜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물타기의 우려도 있다. '여성' 박근혜와 '대통령' 박근혜를 동일시 해서도 안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절대 건강해야 하고 또 오래오래 살아야 한다. 그래서 일부 측근들끼리 똘똘 뭉쳐 장관이나 공무원들을 바보로 만들고 자기들끼리 돈도 마음껏 벌고 쓴 그 작태와 그에 따른 역사의 엄벌을 장수 전직 대통령을 보면서 대한민국 세세손손이 오랫동안 기억하고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탄핵 전 ‘(속보) 박근혜 대통령 입원’이나 그 이상의 충격 뉴스가 탄핵의 본질을 흐리지 않았으면 한다. 물론 인간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최선이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