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기획특집1]문재인 대세론 심층리포트

2017-01-13     성기노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대선이 5~6월에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로선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청와대로 직행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현재의 여론조사 지지율을 보면 문재인 1인 독주체제가 서서히 자리잡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07년 대선 때의 이명박 대세론처럼 일방적인 승리를 예상하는 사람도 있다. 국정경험, 잘 정비된 정책과 조직, 상대후보의 전력 미비 등으로 대세론이 굳어지고 있다. 반면 불가론도 모락모락 퍼지고 있다. 식상한 이미지와 카리스마 부족, 기득권층의 조직적 반발, 친노 패권주의 프레임의 한계 등으로 패배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퍼지고 있는 문재인의 대세론과 불가론을 분석해봤다.




일단 현재까지 나온 여론조사를 토대로 몇 달 뒤의 대선 판을 미리 예상해보자. 201711일에 발표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6개 기관 중 5개 기관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6개 여론조사를 보면, 1위는 문재인, 2위는 반기문, 3위는 이재명으로 이 세명의 3파전이 대체적인 기류다.


연합뉴스-KBS의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21.6%), 반기문(17.2%), 이재명(11.4%), 안철수(4.6%) 순이었다. 한국경제-MBC의 리서치앤리서치 조사도 문재인(25.1%), 반기문(19.7%), 이재명(10.1%), 안철수(6.4%) 순이었고, 매일경제-MBN의 리얼미터 조사도 문재인(25.2%), 반기문(22.1%), 이재명(11.5%), 안철수(6.8%) 순이었다. SBS의 칸타퍼블릭 조사 역시 문재인(25.1%), 반기문(18.3%), 이재명(12.2%) 순이었고 세계일보의 시대정신연구소 조사도 문재인(25.1%)를 기록했고, 반기문(21.3%), 이재명(16.3%)을 눌렀다. 다만 서울신문의 에이스리서치 조사에서는 대선 후보 다자 대결에서 반 전 총장이 21.7%를 기록해, 유일하게 문재인(18.5%)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113일 한국갤럽의 문재인, 반기문, 안철수’ 3자 가상대결에 따르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44%,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30%,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14%로 각각 나타났다. 응답자의 12%는 의견을 유보했다. 차기 대선 3자 가상대결에서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0%를 상회하는 지지율로 1위를 달렸다. 어떤 가정의 수를 더해도 문재인 후보가 유력한 1위다.




이런 지표는 일단 문재인 대세론에 추동하는 결정적 힘이 되고 있다. 대선이 예정대로 올해 12월에 치러질 경우 국민들에게 아직 변수가 남아있겠지하는 유보심리가 작용할 수 있다. 촛불민심의 약화와 보수층의 안정 희구 심리가 발동해 대선 정국이 진보와 보수의 대결로 재정립될 시간이 길면 길수록 문재인에게는 불리하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 뒤 60일 안에 대선이 치러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50대의 부동층이 짧은 대선기간을 우려해 안정성에 초점을 맞출 경우 그래도 검증된 후보를 뽑자라는 안정지향의 투표 성향을 보일 수 있다(지난달 조사와 비교했을 때 민주당 지지층의 문재인 선호도가 68%에서 84%로 상승한 점은 유권자의 표심이 안정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대선 구도는 보수-진보싸움이 아니라 안정-불안정의 구도로도 갈 수 있다. 이는 문재인이 바라는 구도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패턴과 대선 실시 잔여 기간 등을 감안하면 문재인 대세론이 유리한 상황이다.


문재인 대세론을 둘러싼 외적변수는 그에게 유리하다. 여기에 그 대세론을 떠받치고 있는 3가지 정도의 내적 강점도 있다. 먼저 문재인은 좋든 싫든 이미 대선을 한 차례 경험해본 유일한 후보라는 게 강점이라면 강점이다. 이것은 양날의 칼같은 것이어서 단점으로도 지적될 수 있지만 후보의 안정성면에서 문재인에게 유리한 점이다. 그동안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은 대부분 정치인 경력이 오래되고 선거와 국회에서 충분히 검증받은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다. 젊은 대통령이 나오지 않는 까닭도 국민들이 대통령을 직선으로 뽑을 때 경륜과 안정성 등을 우선으로 본다는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의 표심과는 상당히 다른 경향을 보여주었다. 국가 전체를 통치하는 리더십과 지역일꾼을 뽑는 리더십을 구분해서 투표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대선 기간도 이례적으로 짧아졌기 때문에 선거의 극한 혼란상을 피하기 위해 최선보다 차악을 선택하는 경향으로 이어질 경우 문재인 대세론은 설득력이 있다.





두 번째는 문재인 후보만큼 정책과 조직이 잘 정비된 후보도 없다. 문재인은 대선 패배 뒤 당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오너십을 지켜왔다. 그것이 갑작스런 조기 대선의 변수를 조금이라도 잠재울 수 있는 보완재가 되고 있다. 그가 당을 떠나 있었다면 이런 위기상황에서 당 재 장악의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탄핵정국이라는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그래도 조직적인 당의 지원을 받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현재 문재인만큼 조직적으로 대선 운동을 하는 후보는 없다. 문재인은 설 연휴 전 마지막 주말인 오는 14일엔 더불어포럼창립식에 참석한다.


더불어포럼은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전문가 그룹이 조직한 네트워크 모임이다. 싱크탱크 국민성장 정책공간이 정책 개발에 집중한다면, 이 모임은 각계 전문가를 묶는 지지자 모임 성격이다. 향후 국민성장 정책공간더불어포럼이 문 전 대표를 외곽에서 지원하는 대표적인 양대 그룹이 될 전망이다. 여타 후보들이 절대적인 시간의 부족으로 정책과 조직을 아우르는 모임의 론칭을 아직 끝내지도 못한 상황에서 문재인은 벌써 두 세 걸음 앞서가고 있는 셈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대선이 정상적으로 12월에 열린다면 이 두 세 걸음이 별다른 의미가 없겠지만 5월에 열린다면 이는 상당한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은 문재인을 위한 판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그에게 운이 따르고 있다. 문재인 대세론의 마지막 강점은 바로 상대후보의 전력 미비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누가 과연 문재인의 대선 카운터파트가 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2위 반기문, 3위 이재명, 아니면 안철수, 그도 저도 아니면 제 3지대의 손학규 정운찬 등등이다. 후보 난립으로 양자대결보다 3자대결로도 갈 가능성이 있지만 앞서 살펴본 대로 3자대결마저 문재인이 앞서고 있다. 대선 기간이 짧아져 보수층에서 후보를 만들어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반기문의 주가가 상승하는 이유다. 하지만 반기문이 다 만들어졌다고 생각할 때 선거는 끝나있을 수 있다.


반기문도 제 3지대의 대표주자로 올라서기까지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 문재인 외 다른 모든 후보들은 시간과의 싸움을 벌여야 한다. 반기문 정도는 몇 년 전부터 대권주자로 여겨져왔기 때문에 본인이 준비를 했겠지만 캠프는 1월에야 비로소 만들어진 셈이다. 공식 준비기간이 턱도 없이 짧다. 캠프 구성원도 이명박계 인사들과 섞여 팀워크에 문제가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언감생심 이번 대선 참여를 꿈이나 꾸고 있었을까.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최대 수혜자임을 감안하면 그가 대선이라는 큰 시험을 치를 준비는 거의 되어있지 않다고 보는 게 맞다. 안철수는 탄핵과정에서 어영부영 시간을 허비해 야무지게 대선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심리적으로 본인이 위축돼 있는 것도 문제다.


시험시간이 다 돼 가면 답안을 대충 써내듯, 대선 시험을 포기하는 후보들도 속출할 것이다. 그동안 충분히 시험준비를 해온 문재인은 천천히 정성들여 답안을 작성하겠지만, 2등 반기문과 3등 이재명은 누가 봐도 벼락치기로 시험장에 갈 수밖에 없다. 채점자(유권자)들은 매의 눈으로 벼락치기 답안을 골라낼 것이다.


이렇게 분석해놓고 보니, 문재인 아니면 대통령 될 사람이 없겠다 싶다. 과연 그럴까. 이번에는 문재인 불가론을 한번 분석해보자. 문재인 불가론은 다음 편에서 계속된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