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양보 배려를 이용해 개이득 챙긴 할머니

2017-07-12     임석우


노약자석은 특권이 아니다. 젊은 사람들의 양보와 배려로 마련된 공간이다. 그 좌석을 앉기 위해 돈을 더 낸 것도 아니고, 오로지 노인을 공경하겠다는 사회적 약속의 발현이다. 그런 점에서 노인들도 그 자리에 앉을 때 '당연하다'는 마음보다는 젊은 사람들의 배려와 양보로 이뤄진 것이라고 이해만 해줘도 좋다. 하지만 양보를 받는 노인들의 자세가 아쉬울 때가 있다. 마치 내 자리 내놓으라는 식의 반응은 보기에도 불쾌하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황당한 에피소드가 화제가 되고 있다. 지하철에서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한 청년이 할머니의 황당한 행동에 충격을 금치 못했던 것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제 지하철에 만난 가족"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지난 28 퇴근길 지하철 7호선 부평구청행 열차 안에서 겪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퇴근길 지하철에서 마침 자리가 나서 자리에 앉았는데 앉자마자 할머니 분이 자신의 앞에 섰다고 했다. 이어 다리도 아프고 피곤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는 젊으니까' 라는 생각으로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했다고 전했다.


자리를 양보한 그는 할머니의 행동에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자리를 양보 받은 할머니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손자를 부르며 "여기 앉아라"라고 말한 손자를 자리에 앉혔다. 손자가 자리에 앉자 할머니는 다른 젊은 사람 앞에 서서 자리를 양보 받았다. 할머니는 이번에는 손녀를 부르며 "여기 앉아라"라고 말한 손녀를 자리에 앉혔다.


할머니의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할머니는 다른 사람에게 가서 자리를 양보 받은 이번에는 "애미야 여기다"라며 며느리까지 자리에 앉혔다는 것이다. 그렇게 가족들을 모두 자리에 앉힌 본인은 노약자석으로 갔다.





글쓴이는 할머니의 행동에 "진짜 심각하게 멘탈에 치명상을 입었다" "진짜 별의별 사람이 다있다" 당시 불편했던 심경을 드러냈다.


이게 바로 노약자석에 앉는 일종의 '특권의식'이다. 누구의 희생으로 이뤄진 자리양보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이렇게 양보의 미덕이 훼손되면 노인들도 손해다.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아쉽다.

온라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