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때부터 접영 올인, 불리한 신체조건 극복한 안세현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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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때부터 접영 올인, 불리한 신체조건 극복한 안세현 누구인가
  • 임석우
  • 승인 2017.07.2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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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계의 여자 박태환이 탄생했다. 여자 수영에서 우리나라는 불모지나 다름 없었는데, 안세현 선수가 28일 열린 '2017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 여자접영 200m에서 4위를 차지했다. 


국가대표 안세현은 지난 25일 접영 100m 부문에서 5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국민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안세현 선수의 출생은 울산으로 1995년생이다. 울산 삼신초 2학년 때 강습을 받으며 처음 수영을 접한 안세현은 현재 국내 여자 접영 최강자다. 울산 효정고등학교를 나왔고, 현재는 울산시청 소속이다. 


특히 접영 100m에서는 울산 효정고 1학년생이던 2011년 전국체육대회에서 59초32로 생애 처음 한국 기록을 깬 뒤 매년 신기록 행진을 벌이고 있다. 지난 올림픽 대표선발전을 겸해 열린 동아수영대회에서도 다시 기록을 경신해 한국 기록을 57초61까지 떨어뜨렸다.


안세현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한국 수영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접영에 집중했다. 한 종목만 10년 넘게 '올인'한 셈이다. 안세현을 수영 선수로 이끌었던 한량경 울산시청 감독은 "안세현은 자유형과 접영에 모두 능했지만, 세계적으로 자유형은 경쟁자가 너무 많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접영에 올인했다"고 했다.


신체 조건은 오히려 불리한 편이다. 안세현의 키는 167㎝다.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현재 접영 100m 세계 기록 보유자인 스웨덴의 사라 요스트롬(24)이 182㎝다. 이번 세계선수권 결선에 오른 8명 중 170㎝ 이하의 선수는 안세현 등 두 명뿐이다. 그럼에도 안세현은 '강력한 스트로크'와 '킥의 리듬'을 무기 삼아 선전했다. 한량경 감독은 "한국의 보통 여자 선수가 스트로크 22~23번으로 50m를 간다면, 안세현은 19번에 갈 만큼 힘이 좋다"며 "킥 리듬도 좋아서 추진력이 보통 선수들보다 뛰어나다"고 했다.


안세현은 '국내 접영 일인자'로 성장했지만 그동안 국제 대회에선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세계적 선수들과 경쟁하는 메이저 대회에선 아직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던 때였다. 그때 안세현은 아직 '우물안' 속에 있었다. 박태환을 후원했던 SK텔레콤 스포츠단이 그를 '제2의 박태환'으로 점찍어 투자를 시작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박태환을 가르쳤던 마이클 볼(호주) 코치는 안세현의 접영을 본 순간 "아직 만들어갈 것이 무궁무진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후 전담팀 5명이 24시간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마련됐다. 안세현은 매년 4번씩 호주 전지훈련을 떠나 하루 평균 10㎞씩 물살을 가르며 실력 향상에만 집중했다. 박성희 퍼포먼스 심리연구소장이 매주 1~2회 심리 상담을 통해 안세현의 정신력 강화를 도왔다. 훈련 성과는 조금씩 나타났다. 안세현은 작년 8월 리우올림픽 결선 진출 실패 이후 국내외 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휩쓸었다.


1964년 도쿄 대회 때 처음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수영이 그동안 배출한 올림픽 결승 진출자는 두 명뿐이다. 남유선이 2004년 아테네 대회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처음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해 7위를 차지했고, 박태환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과 자유형 200m 은메달에 이어 2012년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m 및 200m에서 은메달을 땄다.

 

한편 안세현은 접영 100m에서 5위에 오르며 한국 여자 선수로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안세현 선수의 수상 기록을 살펴보면 2016년 제88회 동아수영대회 여자일반부 접영 200m 1위, 2016년 제88회 동아수영대회 여자일반부 접영 100m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6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수영 국가대표로 뛰었으며, 2014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수영 국가대표를 지낸 바 있다. 


여자접영의 경우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한 최윤희 선수의 여자배영과 달리 힘찬 스트로크가 필요하고 신체 조건도 좋아야 하기 때문에 세계수준에 근접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게 그동안의 평가였다. 안세현 선수가 이런 선입견을 깨고 이번에 그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무엇보다 값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나비처럼 훨훨 날아오르는 안세현의 비상을 기대해본다. 


온라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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