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물총축제, 주변 행인 민폐에다 수해복구 분위기에도 찬물?
상태바
신촌물총축제, 주변 행인 민폐에다 수해복구 분위기에도 찬물?
  • 임석우
  • 승인 2017.08.01 14: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진제공=서대문구청



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물총 싸움’이 한판 벌어졌다. 수만명의 인파가 플라스틱으로 된 물총을 들고 여기저기 ‘난사’를 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올해로 5회를 맞은 신촌물총축제 현장 모습이다. 서로에게 물총을 쏘며 즐긴 도심 속 피서에 섭씨 30도가 넘는 찜통더위는 발을 들이지 못했다.


축제 참가자 중에는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온 외국인의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히잡을 쓴 중동인도 삼삼오오 모여 축제를 즐겼다. 일본인 나카무라 요헤이(34)와 야마시키 겐쇼(33)는 “물총축제에 참여하러 때를 맞춰 한국에 왔다”면서 “색다른 경험”이라며 즐거워했다. 대학생 정모(21)씨는 “매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토마토 축제’처럼 ‘물총축제’도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한 기획업체 ‘무언가’ 측은 “지난 29일부터 이날까지 약 5만명이 참여했고, 지난해 10% 수준이었던 외국인 참가자 비율은 올해 20%(약 1만명)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물총축제’에 대한 시민들의 불편한 시선도 보인다. 대형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소리에 일부 시민은 귀를 막고 눈살을 찌푸리며 지나기도 했다. 신촌지구대 관계자는 “전날부터 소음 관련 민원이 적지 않게 들어왔다”고 말했다. 스태프들이 통제를 잘 안해 주변이 물바다가 돼 지나가는 사람들이 물을 맞거나 심지어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대낮에 쓰레기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하고, 주변 상점들은 인파 때문에 오히려 장사에 역효과를 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특히 극심한 가뭄에 이어 일부 지역이 큰 수해를 입은 상황에서 물축제가 마뜩잖은 이들도 있다. '물총축제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복구에 땀을 흘리고 있을 이재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마음이 쓰인다'는 사람들도 있다. 현재 충북 청주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피해 복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청주에서 사 온 수박으로 화채를 만들어 대접하며 지역경제에 작은 보탬이 됐듯이, 물총축제 수익금 일부를 피해 지역에 전달하면 좋겠다'고 제안하는 사람도 있다.


주최측인 ‘무언가’ 측은 “축제 참가비는 무료이지만 현장에서 판매한 물총과 우비 판매금 전액은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에게 기부하고 있다. 올해는 수해나 가뭄 피해 지역에 전달하는 방안을 서대문구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 때문에 주변이 미끄러워 행인들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통제가 잘 안 돼 주변상가의 영업에도 일부 방해가 되었다는 지적은 주최측이 보완해야 할 점이다. 


'포토라인'같은 형태의 '축제라인'을 만들어 정해진 안전지역에서 물총놀이를 즐겨야 주변 행인과 상가에 피해를 덜 입힐 것으로 보인다. 



▲ 사진제공=서대문구청


온라인팀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