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이 공관병에게 폭언과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육군 대장)이 작년에도 부인의 ‘갑질’ 때문에 당시 한민구 국방장관에게서 구두 경고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조선일보는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 3일 “지난해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이 직접 박 대장에게 ‘부인과 관련해서 주의를 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시 박 대장 부인의 ‘갑질’ 의혹 제보가 입수됐으나 규정상 민간인 신분인 부인의 행동 때문에 박 대장을 징계할 수가 없어서 구두로 경고하는 선에서 그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 대장은 부인에게 질책을 받다 관사를 뛰쳐나간 공관병에게 "내 아내는 여단장급인데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호통친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박 대장 부인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어제(2일) 국방부 직무감찰과장 등 4명이 현지(대구)에 내려가 박 대장과 전ㆍ현직 공관병을 조사했다”며 “오늘은 나머지 공관병과 사령관의 부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문 대변인은 공관병 자살 시도 의혹에 대해 “감사가 진행 중”이라며 “조사 결과를 지켜보자”고 말했다.
앞서 군 인권센터는 지난달 31일 박 대장 부인이 작년 3월부터 올해 초까지 공관병들에게 사소한 청소나 빨래를 시키면서 폭언을 하거나 베란다에 가두는 등 가혹 행위까지 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이어 박 대장이 육군참모차장으로 재임하던 2015년엔 한 공관병이 자살 시도를 했다는 내용도 추가로 폭로했다.
박 대장은 폭로 이튿날인 1일 “모든 책임이 제게 있다”며 전역 지원서를 냈다.
육군에 따르면 박 대장에 대한 감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전역에 대한 대통령 재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이준범 육군 공보과장은 “(박 대장은) 현재도 계속 사령관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군 일각에서는 장성들의 공관 갑질도 문제이지만 그들의 부인들이 같이 살고 있는 경우 '사모님 갑질'이 더 문제였다는 지적도 많다. '사모님'들은 늘 집에만 있기 때문에 공관병들과 접촉할 시간이 많기 때문에 공관병들의 '시어머니' 노릇을 하면서 괴롭히는 경우도 있었다는 게 전역자들의 증언이다.
온라인팀